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윤리신학ㅣ사회윤리

[환경] 하느님 나라 만들기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5-03 ㅣ No.1509

[행동하는 양심 – 사회교리] 하느님 나라 만들기

 

 

남미 안데스 산맥의 빙하가 90~100% 소멸되고, 중앙아시아의 빙하 70~80% 소멸된다. 사막화와 황사는 더 심각해져, 티벳을 포함해 중국, 인도 등지의 20억이 넘는 인구가 식수난 겪게 된다. 러시아 북부의 광활한 산림지대는 19% 정도 감소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양이 급속하게 감소한다. 거대한 산불은 1년에 60~80일 발생하고,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수는 80% 이상 증가할 것이다. 2050년 브라질의 콩 생산량 70%가 감소하고, 에콰도르의 옥수수 생산량도 60% 감소한다. 해양생태계의 교란으로 어종의 변화와 어획량의 감소가 이어지고 인류는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한다. 이 모두가 2080년까지 현재보다 지구 기온이 섭씨 4도가 더 오르면 예측되는 위기 상황들이다. 세계은행은 2014년 11월 「온도를 낮춰라」(Turn Down the Heat : Confronting the New Climate Normal)라는 제목의 기후변화보고서를 통해 현재 인류가 처한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임을 경고하였다.

 

자연환경이 점점 인류가 살기에 위태롭게 변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인간 스스로가 초래한 상황이다.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 이루어진 IS(이슬람국가)의 준동도, 시리아 내전도,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수단 난민 문제의 시작도 모두 기후변화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탄소배출량 세계 7위)를 비롯한 북반구의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다량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촉진하고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일어나 가뭄과 사막화가 진행되었다. 자신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물과 초지를 찾아서, 혹은 도시로 이주하였고,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으로 내전이 벌어지고, 이 틈을 타서 IS(이슬람국가)와 같은 테러단체들의 준동을 막기가 어려웠다. 우리나라의 1인당 탄소배출량은 11.9t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6위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전 세계 1인당 평균 배출량 4.5t에 비해 2배가 넘는 심각한 수치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반수 이상이 중국의 영향임은 확실하지만, 우리나라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양도 상당하다. 다수의 석탄화력 발전소 때문이다. 당진 등지의 주민들은 분진으로 인한 피해와 더불어 765,000V 고압송전선로 피해를 입고 있다. 2014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석탄 사용량은 2.29tce로 중국(2.07tce), 미국(1.93tce)과 일본(1.30tce)보다도 월등히 높다. 값싼 연료라는 이유로 쉽게 선택한 석탄연료로 인해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앞으로 대표적인 질병은 아마도 폐질환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 삶의 방식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자연과 우리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편한 삶이 적도 인근 섬나라들을 바닷물에 잠기게 한다. 지구 곳곳의 사막화와 난민들을 양산하고 있다. 수많은 전쟁과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핵발전소 부지와 고압송전선로가 경과지 시골주민들을 고통 속에 울부짖게 한다. 이 모습은 결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나도 모르게 하느님과 세상에 죄를 짓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일깨우시는 ‘상호연관성’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의 논리로 야기된 문제의 해결책은 인간의 방식이 아닌 하느님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생태적 회개’란 바로 모든 것을 하느님께로 향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소비에 집착하며 물질의 노예가 된 우리는 이제 새로운 사회, 하느님 나라로 향한 파스카를 감행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삶의 방식이 위험한 삶이였음을 자각하고, 용기를 내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세상과 이웃의 삶을 위협하고, 결국은 나 자신도 위태로워진 삶을 벗어나 하느님과 생명을 중심에 놓은 삶을 선택하여야 한다.

 

요즘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에너지협동조합을 이야기하고 추진한다. 국가정책의 변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 적게 쓰는 검소한 삶을 선택하며, 이웃과 창조세계까지도 배려하는 에너지와 삶에 대한 고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회개하는 그 순간이 바로 은총의 순간이라고 교회가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생태적 회개를 이루면 성령께서 이끄시는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하느님 나라를 꿈꾸자.

 

[외침, 2018년 4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양기석 신부(교구 환경위원장, 송전본당 주임)]



915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