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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들여다보기: 공개수업을 수업 성찰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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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8-13 ㅣ No.65

[교육, 들여다보기] 공개수업을 수업 성찰의 기회로

 

 

그동안 ‘교육, 들여다보기’는 학생과 학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써왔습니다. 이번에는 교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주체인 동시에, 끊임없이 연수를 하며 배우고 공개수업을 통해 단련하는 이중적인 구실을 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교사는 1년에 적어도 2회 이상 공개수업을 합니다. 3월 중순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하고, 6월이나 10월 즈음에는 동료 교사들에게 공개수업을 합니다. 저경력 교사나 신규 교사는 3-5년의 경력을 쌓을 때까지 임상장학 공개수업을 합니다.

 

공개수업의 형태는 수업의 목적과 참관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떤 관점에서 수업이 준비되고 공개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학부모 공개수업

 

3월 셋째 주 수요일에는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공개수업을 합니다. 새 학년이 되어서 교장 선생님은 학부모를 상대로 1년 동안의 학교 운영계획을 설파할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담임교사 입장에서도 1년 동안 가르칠 아이들의 학부모에게 어떻게 학급을 운영할 것인지를 소개하고 당부나 협조의 말씀을 드리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때 참관하러 오신 학부모님을 상대로 운영위원회, 녹색 어머니회, 학부모회, 명예교사회와 같은 학부모 모임을 결성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학부모 공개수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학부모는 자녀가 새 학년에서 만난 교사와 어떻게 수업을 하고, 같은 반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는지를 확인하려는 목적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교사는 될 수 있으면 아이들에게 발표를 많이 시키고, 모둠 활동이나 전체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어울리는지를 보여주는 수업을 구상합니다.

 

거기에 가정에서는 서먹하여 나누지 못한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부모와 함께하는 수업’(부모님께 평소에 못다한 감사편지 쓰기, 자녀의 진로문제에 대해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갖기 등)을 얹으면 감동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학부모 공개수업은 통상적으로 쇼맨십이나 이벤트 성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임상장학 공개수업

 

임상장학 공개수업은 저경력 교사나 신규 교사를 대상으로 좀 더 훈련시키는 차원의 공개수업입니다. 3-5년 동안 해마다 임상장학 공개수업을 통해 수석교사, 교장 · 교감 선생님의 조언을 받으며 수업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 수업을 실행합니다.

 

수업 중에는 수석, 교장, 교감 선생님뿐만 아니라 동기 임상장학 대상 교사, 멘토링을 해주는 선배들이 와서 수업을 지켜봅니다. 이때는 대부분 동영상으로 수업을 촬영했다가 수업이 끝난 뒤 그것을 보며 분석하고 협의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사후협의회’라 하여 그 수업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더불어 참관한 선생님들이 잘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 습득해야 할 수업기술 등에 대해 조언해 줍니다. 그래서 임상장학 공개수업은 교사로서 수업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과 수련을 하는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임상장학 대상 교사들은 고경력 교사들의 수업에 비해 화려한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PPT)를 사용하거나 첨단의 기기들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혼을 쏙 빼놓는 수업을 합니다. 그러나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교사는 학생 전체를 둘러볼 여유를 제대로 갖지 못하여 학생들의 학습활동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수업 지도 안에 짜인 대로 무조건 수업을 이끄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료장학

 

동료장학이란 같은 교사들끼리 수업을 공개하고 참관하면서 수업을 개선하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같은 학년이 같은 날 공개수업을 하고, 다른 학년에서 수업을 참관하러 왔습니다.

 

최근에는 각 학년 1반에서 공개수업을 하면 같은 학년의 동료 교사들이 그 수업을 참관하는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곧 같은 학년의 교사들이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다른 교사의 수업에 참관하면서 벤치마킹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료장학은 수업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지만, ‘교원 능력개발 평가’와 ‘교사 다면평가’ 제도가 들어오면서 또 다른 평가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11월쯤 실시하는 다면평가에서는 수업, 개인의 업무 업적, 연수 실적 등을 근거로 평가가 실시되고, 그것이 다음 해 성과급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동료장학으로서의 공개수업은 학부모를 의식한 수업과는 달리 교사의 수업능력이 돋보이는 수업을 설계합니다. 수업을 참관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학습목표를 달성하였는지, 하지 않았는지’만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발표 자세는 어떠한지, 말하기와 듣기 지도는 평상시에 잘 시켰는지, 학급환경은 학생의 수준과 교육과정의 내용에 적합하게 잘 구성되었는지, 학생들의 학습활동 결과물은 잘 정비되었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를 합니다. 이런 평가가 이루어지니 수업을 공개하는 교사들은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같은 경력의 교사라 하더라도 수업에 대한 완성도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수업에 대해 늘 고민하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교사는 화려한 수업자료나 수업기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수업에서 진정성이 묻어 나옵니다. 또한 아이들과의 관계도 좋아서 매우 흐뭇하고 효율성이 높은 수업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공개수업을 하면, 참관한 교사와 공개수업을 한 교사가 모여 ‘사후협의회’를 가집니다. 주로 수석교사나 교장 또는 교감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협의를 하지만 최근에는 경향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참고로 학교에서 수업과 관련된 부분의 수장은 수석교사이지만 서울시내 580여 학교 가운데 수석교사가 있는 학교는 61개 학교에 불과합니다.

 

예전에는 ‘수업장학협의회’라 해서 공개수업 뒤 칭찬과 격려를 해주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후협의회가 끝나면 울고불고하는 교사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장학지원단(2010년 즈음)과 수석교사제(2012년 시작)가 들어오면서 수업에 대한 비판보다는 공개수업 전에 수업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 보완하는 수업 컨설팅 과정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교생 실습이 전부였던 신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무모하게 수업을 해오면서 거쳤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컨설팅’이란 말이 학교에 들어왔을 때, 교사들은 ‘학교를 기업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반발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판 위주의 수업 협의가 아니라 컨설팅 과정을 통해서 문제점이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보완하면서 학교의 수업문화는 매우 달라졌습니다.

 

교사들이 수업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수업을 받는 아이들에 대해 연구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인지발달과 뇌에 대해 공부하고, 심리와 상담, 진로에 대해서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공부하려고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삼삼오오 학습 공동체를 만들고 독서 동아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을 잘 하려고 물어보기도 하고, 실수담을 나누며 해결방안을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성찰, 부모 성찰

 

최근에는 ‘수업 성찰’이라는 말이 교사들 사이에서 공감을 많이 받으며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업 성찰은 먼저 스스로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학생들과의 관계나 학급에서의 질서 세우기’와 같은 해결책을 수업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심리적인 면 또는 아이를 둘러싼 환경 요소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수업을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의 하나입니다.

 

그 저변에는 아이가 어디에서 배움이 일어나고 어디에서 멈칫거리는지를 염두에 두고 수업이 설계되고 실행되어야 한다는 교육이론, 곧 ‘아이 눈으로 수업보기’(서근원,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와 같은 교육이론이 교사들의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수업성장을 이루려고 이렇게 노력하는 데 반해, 다른 한편에서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 앞에서 지식 무용론 또는 학교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교사나 교육청 · 교육부 관계자들은, 미래사회에서는 쓸모도 없는 지식을 암기하는 방식의 수업이 얼마나 소모적인 교육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부모님들도 교사들이 수업장학을 하는 것처럼 ‘부모 장학’과 ‘부모 성찰’을 해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학습방법으로 아이를 양육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설레는지, 어떤 지점에서 멈칫거리는지를 눈여겨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것이 곧 ‘아이 눈으로 양육하기’입니다.

 

* 김미자 유스티나 - 서울 반원초등학교 수석교사로 서울시교육청 학습상담심리지원단과 행복독서지원단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국어교육,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상과 미디어를 전공했으며, 학부모와 교사 대상의 강의와 교육 컨설팅을 하며 다수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6년 8월호, 김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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