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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까떼꾸메나도 길 설립자 기꼬 아르궤요씨 특별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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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7-06 ㅣ No.57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설립자 기꼬 아르궤요씨 평화방송 TV 특별대담


아시아 복음화, 성령 통해 하느님 사랑 현실화해야



오까떼꾸메나도 길의 설립자 기꼬 아르궤요씨. 남정률 기자


초대교회 공동체 운동으로 불리는 ‘네오까떼꾸메나도(Neo-catecumenato) 길’이 21세기 새로운 복음화의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1968년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 알타스 판자촌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2008년 국제 사도직 단체로 교황청 승인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는 120여 개국에서 약 2만 개 공동체가 활동 중이며 한국에도 서울ㆍ인천ㆍ부산ㆍ마산교구 등 34개 공동체가 형제적 친교를 이루며 성숙한 신앙을 기르고 있다.

40여 년 전 이 운동을 시작한 스페인 출신의 기꼬 아르궤요(75)씨가 최근 한국을 방문, 평화방송 TV와 특별 대담을 했다. 한홍순(토마스)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한 이 특별 대담을 정리, 소개한다. 평화방송 TV(Sky 평화 413)는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의 정신과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이 대담을 △ 9일 오전 8시 △ 16일 오전 8시 2회에 걸쳐 방영한다.


-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124개 나라에서 2만여 공동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의 역사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대학 시절 제2차 세계대전 뒤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자행된 유다인 학살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세상의 불의한 모습을 보면서 믿음이 흔들릴 정도로 내적 갈등을 겪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가정부가 찾아와 도와달라고 제게 울며 사정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 남편이 아이들을 몽둥이로 때리는 것을 말려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를 돕기 위해 여러 차례 가정을 방문하면서, 주님께서 내가 가난한 사람들과 살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와 아들에게 매 맞는 여성, 강간피해자, 출소자 등을 보며 왜 하느님께서 이러한 처참한 일들을 허락하시는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대답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찾았습니다. 그분은 몸소 우리 모두의 죄를 대신 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그리스도 현존의 표지를 보았습니다. 그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것이지요. 꼴찌들 안에 못 박혀 계시는 그리스도를 말입니다.

그 후로 가난한 집시들이 모여 사는 판자촌에서 지냈습니다. 가지고 간 것은 기타와 성경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시들은 저를 찾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판자촌에 공동체가 생겼습니다. 하느님 말씀과 전례, 공동체에 기반을 둔 모임이었지요. 이것이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성직자들에게 비판도 받았지만, 조금씩 복음화 도구로 인정받으며 로마 본당을 중심으로 퍼졌고 지금은 이탈리아와 캐나다, 오스트리아, 영국 등 124개국에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을 “현시대와 사회에 유효한 가톨릭 양성의 여정”으로 인정하셨습니다. 왜 교황님은 이렇게 정의하셨는지요. 현대에 이런 양성과정이 바람직한지요.

“현대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성사사목에서 복음화사목으로 건너가는 일입니다. 본당 사제가 미사와 성체성사, 세례성사 등을 통해 신자들의 신앙을 돌보는 것이 성사사목입니다. 그런데 신자들이 성체성사 속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근본적 복음의 명령을 믿음이 없는 이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외롭게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일은 성당 건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사랑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 작년에 출간된 「케리그마」는 26개 언어로 번역돼 많은 이들이 읽고 있습니다. 책을 쓰기로 한 이유는 무엇이며 왜 ‘케리그마’라는 단어를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케리그마(kerygma)는 그리스말로 ‘복음, 기쁜 소식 선포’라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케리그마를 통해 믿는 이들을 구원하십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교는 윤리, 철학이기에 앞서 하나의 소식입니다. 케리그마에는 모든 이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진리가 담겨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매일 회개해야 합니다. 매일 이 일이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은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 안토니오 카니사레스 요베라 추기경님은 제가 케리그마에 관한 책을 쓰길 바라셨고 저는 교회를 섬기고자 그 뜻을 따랐습니다”
 

-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제3천년기가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시간이라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또 한국교회가 이 복음화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아시아 복음화를 준비하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제가 한국을 찾은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산주의로 무신론적 분위기를 겪고 있는 몇몇 나라들을 보면 아시아 복음화를 현실적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도 아시아를 위한 사제 양성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 모임에서는 젊은이 200여 명이 사제 성소를 지망했습니다.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 이러한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의 사랑과 일치를 현실화할 수 있을까요. 바로 ‘세례’를 통해서입니다. 세례는 우리에게 성령을 줍니다. 성령은 우리를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합니다. 우리는 새 사람들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는 내 제자가 될 것이다. 너희는 온전히 하나가 되어라. 그러면 세상이 믿을 것이다.’라는 복음 말씀이 이루어진다면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 일을 이루고 있습니다.”


-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의 가정공동체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젊은이들은 참된 것을, 진리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고 젊은이들의 삶을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정말로 악마가 공격하는 것은 가정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교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구원합니다. 물론 생명을 열고 받아들이는 그리스도교 가정입니다. 우리는 ‘모든 부부행위는 생명을 향해 열고 있어야 한다’는 바오로 6세 교황님 뜻에 순종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유럽에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은 이슬람교도들보다 더 많은 출산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세계 곳곳에 가족 단위로 선교사를 파견하며 복음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가정은 사회와 교회를 구원하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 초대 공동체처럼 사는 것은 정말 큰 선물입니다.”


- 한국교회는 순교자를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올해 8월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순교자들의 피와 신앙은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수많은 한국 순교자들이 고문을 당하고 목숨을 바치면서 한국 교회를 위해 전구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그 피 섞인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셨던 것이지요.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시어 순교자들을 시복하는 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더불어 순교자 시복은 한국교회에도 쇄신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평화신문, 2014년 7월 6일,
정리=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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