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교회법

생활 속의 교회법58: 오직 한 사람만을 신뢰하고 사랑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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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10-16 ㅣ No.448

생활 속의 교회법 (58) 오직 한 사람만을 신뢰하고 사랑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교회법 제1056조는 혼인의 본질적 특성은 단일성과 불가 해소성이며 이러한 특성은 그리스도교인 혼인에서는 성사의 이유로 특별한 견고성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혼인의 불가 해소성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다루기로 하고 이번에는 ‘혼인의 단일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혼인이 단일하다는 의미는 혼인은 오직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남편 한 사람에게 아내가 여럿이거나 아내 한 사람에게 남편이 여럿인 것은 혼인의 본질적인 모습이 아님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혼인을 맺었으면 오직 배우자 한 사람만을 부부의 사랑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혼인을 앞둔 청년들에게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하면 그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인간에게 있어서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자연법이라고 말하면,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어떤 청년은 “신부님, 대자연을 보세요. 아프리카 초원을 보면 많은 동물들이 자유롭게 서로 사랑을 나누고 새끼들을 낳습니다. 그것이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문명이 재산의 세습이라든지 다른 이유들로 인하여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지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일부일처제는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굴레이지 하느님께서 만드신 자연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라 말하기도 합니다.

 

제법 그럴듯한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제가 그 청년에게 “그럼 한번 상상을 해 보자. 정말 미안한데, 만약 너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동네에 사는 다른 분들과 저 아프리카 초원의 동물들처럼 사랑을 나누고 동생들을 낳으면 너는 괜찮겠니? 원래 그것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일부일처제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제도라고 말했잖아?” 이렇게 말하면 당장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불쾌한 표정을 짓습니다.

 

인간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동물과는 전혀 다른 존재자입니다. 아마 동물들이 우리 인간을 보면 외계인처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남녀 간의 사랑에 있어 인간은 동물과는 전혀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자연법이 있고 동물에게는 동물에게 자연스러운 자연의 법칙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간과 동물은 서로 다르다는 이 단순하고 너무나 쉽게 구별되는 분명한 사실을 사랑이나 애정의 문제와 관련해서 젊은이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때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적지 않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부부간의 사랑이란 당연히 곧 자연스럽게 배타적인 것입니다. 그 어떤 인간도 내 남편이나 아내가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더구나 그것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역사 속에서 일처다부제나 일부다처제가 있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것이 인격을 지닌 한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부자연스러운 인위적인 제도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혼인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수시로 확인하고 확인받습니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쉽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적 결단인 사랑 안에서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며 아름다운 것입니다. 따라서 ‘오직 배우자만을 신뢰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법이며 인간의 혼인이 지닌 본질적 특성입니다.

 

[2019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일 제주주보 3면, 사법 대리 황태종(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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