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5일 (일)
(녹) 연중 제21주일 동쪽과 서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교부들의 사회교리16: 재화의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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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17 ㅣ No.517

[교부들의 사회교리] (16) 재화의 공공성


주님이 주신 세상 만물 함께 누려야

 

 

“그리스도께서는 궁핍하고 가난한 이에게 베푼 것은 무엇이든 당신에게 준 것이며, 궁핍하고 가난한 이에게 무언가를 주지 않는 것은 당신에 대한 폭력이라고 단언하셨습니다. 교회 안에서 형제를 존중하지 않는 이는 그 사람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행동하고, 고난과 궁핍에 빠진 동료를 생각하지 않는 이는 바로 그 사람 안에서 멸시당하고 계신 주님을 생각하십시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일했고, 그들 사이에는 어떤 차별도 없었으며,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4,32 참조)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영적 탄생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길입니다. 이것이 하늘의 법에 따라 아버지 하느님의 공정함을 닮는 길입니다. 

 

하느님의 것은 무엇이든 우리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분의 은혜와 선물에서 그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온 인류가 하느님의 선하심과 너그러우심을 공평하게 누려야 합니다. 낮은 공평하게 빛을 비추고, 태양은 공평하게 햇살을 비추며, 비는 공평하게 적셔 주고, 바람은 공평하게 불며, 잠자는 이들에게 잠은 하나이고, 별빛과 달빛도 공동의 것입니다. 지상에서 재화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이 평등성의 본보기를 따라 자신의 수확물을 형제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거저 나누어 줌으로써 더불어 소유하는 정의로운 이는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사람입니다.”(키프리아누스, 「선행과 자선」 23과 25)

 

 

살아 있는 성체조배

 

‘선행’과 ‘자선’이라는 실천적 덕행이 그리스도인의 근본 덕목이며 구원과 직결된 근본 의무임을 강조하는 이 작품은 ‘라틴 그리스도교 최초의 사회교리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세대 전에 활동했던 테르툴리아누스의 사회적 가르침도 없지 않지만, 호교적 논쟁을 뛰어넘어 고난받는 민중과 함께 머무시는 주님을 알아보고 재화의 보편적 목적과 자선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키프리아누스는 서방 그리스도교 사회교리의 선구자라고 일컬어진다.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들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외면한 채, 가난한 이웃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외친다.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멸시당하고 계신 주님을 묵상하십시오!”

 

 

별빛도 달빛도 공동의 것

 

세상 만물은 하느님께서 빚어내셨으니 더불어 사용해야 하며, 하느님의 선물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 가르침은 가톨릭 사회교리의 핵심 원리이다. 별빛과 달빛을 홀로 가질 수 없듯, 땅도 독점할 수 없고 밥도 독식할 수 없다. 이것이 하느님 나라의 생활 규범이다. 

 

대표적 공유재인 땅마저 약탈적 투기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오늘날에도 키프리아누스는 가진 것을 거저 나누어 주고 함께 사용하는 정의로운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자선은 자신만을 위해 살고 모든 것을 움켜쥐려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교황 프란치스코, 2019년 사순시기 담화)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4월 7일, 최원오(빈첸시오,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자유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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