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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교황에게 묻고 듣는다, 고해성사의 은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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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8-28 ㅣ No.218

교황에게 묻고 듣는다, 고해성사의 은총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끊임없이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 우리의 회개, 고해성사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교황을 직접 인터뷰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소개된 관련 뉴스, 자료, 저서 등은 간접적으로 고해성사와 관련한 교황의 생각을 엿보기엔 충분하다. 이런 취지에서 고해성사를 주제로 교황과의 ‘가상 인터뷰’를 진행해본다.

 

 

교황님께 고해성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17살 때 동네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본 후 주님께서 저를 부르시는 소리를 들었지요. 고해성사는 바로 저의 성소 체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요. ‘주님께 돌아가는 길, 열심히 기도하며 살아가는 길, 삶의 의미를 되찾는 길’(「자비의 얼굴」, 17항)과 관련해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증언하려면 먼저 그분과의 깊은 화해를 체험해야 하는데, 화해의 확실한 방법이 고해성사입니다(2016. 4. 23. 청소년을 위한 희년 행사인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야외 고해성사 중).

 

 

교황님께서는 얼마나 자주 고해성사를 보시는지요.

 

사제들, 주교들까지, 우리 모두는 죄인이기에 고해성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황인 저도 역시 죄인이라서 2주에 한 번씩 고해성사를 보러 가지요. 제 고해 사제는 제 고백을 듣고, 조언을 주고, 그리고 제 죄를 용서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는 일을 지겨워하지 않으시며, 죄를 사해준다고 말하는 것을 즐기는 사제는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해주지요. “한 번 빨개지는 것(to turn red)이 수천 번 누렇게 뜨는 것(turn yellow)보다 낫습니다.” 사람들이 사제 앞에서 죄를 고백하는 일을 당혹스러워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는 바로 영적인 치유와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교회는 용서의 ‘주인’이 아니라, “이 은총의 선물을 선사할 때마다 크게 기뻐하는”, 용서의 ‘봉사자’일 뿐입니다(2013. 11. 20. 성 베드로 광장 일반 알현).

 

 

세례로 죄를 용서받았는데 왜 회개가 필요하나요.

 

우리는 아마 다음과 같이 자문할지 모릅니다. ‘우리가 왜 회개해야 하지’라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회개란, 무신론자가 신자가 되는 것, 죄인이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을 뜻하니까요. 이미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는 회개가 필요없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게 완벽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옳지 않습니다. 사실 그런 생각은 아직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자체만으로 선하고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자만이야말로 회개해야만 하는 것이죠. 우리는 모든 게 괜찮으니 별 변화가 필요 없다는 뻔뻔한 생각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한 번 자신을 돌아봅시다. 정말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그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말입니다(2015. 12. 6. 대림 제2주일 삼종기도와 훈화).

 

 

왜 사제에게 고해해야 하냐고 묻는 신자들을 위해 알려주세요.

 

‘개인주의와 주관주의’에 사로잡힌 현대사회에서 가톨릭 신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의 죄를 용서하기에 사제의 직무를 통한 고해성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분명 하느님께서는 개별적으로 모든 죄인들을 일일이 용서하시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께, 그리스도는 당신의 교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속한 백성들이 공동체의 사목자를 통해서 용서받길 바라신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2013. 11. 20. 성 베드로 광장 일반 알현).

 

 

구체적 내용 없는 고해를 하는 신자에게 한 말씀만 해 주세요.

 

어린 친구들이 제게 고해성사를 할 때면, 결코 일반적인 것을 말하지 않지요. “이 일을 저질렀고, 사촌에게 이런 짓을 했고, 다른 이에게는 이런 일도 했고, 이런 말도 했어요”라고 말하지요. 얼마나 구체적인지 모릅니다. 곧, 진실한 단순함이 담겨 있는 고백이지요. 그런데 어른인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늘 자신의 부족한 현실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해성사를 하러 가서도 피상적인 것들만 고백할 때가 많지요. 네, 이것은 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셈입니다. 우리가 죄를 고백하는 것은 주님께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지요(2013. 10. 25.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때 강론).

 

 

고해성사 전 돌아봐야 할 것들을 무엇인지요.

 

고해성사 전에 양심에 손을 얹고 충분히 생각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를 도울 수 있는 질문 30개를 모아 소책자 「당신의 양심을 지키는 방법」을 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고해성사 전에 다음의 내용을 성찰해보면 좋습니다. ▲ 나는 내가 필요할 때만 주님을 찾는가 ▲ 주일미사와 의무 축일일 때만 미사에 참례하는가 ▲ 하루의 시작과 마침을 기도로 하는가와 같이 미사 · 기도와 관련된 것부터 ▲ 부모님을 존경하는가 ▲ 하루를 게으르게 보내지는 않는가 ▲ 과식 · 과음하거나 지나치게 즐거움을 좇지는 않는가 ▲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는 않는가 ▲ 온화하고 겸손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인가 등이지요.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일상생활 안에서 돌아봐야 할 것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중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주님께 우리가 복음대로 살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청해야 하는데 고해성사야말로 가장 진실한 대화의 시간이자 주님께서는 우리를 언제나 용서하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2015. 2. 22. 사순 제1주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삼종기도 중).

 

 

고해성사의 은총은 무엇인가요.

 

고해성사는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성사이자 그리스도께서 줄 수 있는 평화의 성사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기에 주님께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많은 신자들은 고해소 앞에서 주저하고 두려움을 느끼지만, 성사를 보러 가면 예수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실 것이기에 하루도 지체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고해소를 찾아가야 합니다. 고해성사 후 우리는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는데, 이는 고해성사가 주님의 무한한 자비를 느낄 수 있는 포옹이며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과도 같기 때문이지요(2014. 3. 6. 수요 일반 알현).

 

※ 참고 자료 : 

고해성사와 관련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뉴스(착좌 후 최근까지).

「아직도 뒷담화 하시나요?」,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가톨릭출판사.

 

[외침, 2017년 8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최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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