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맛들이기 ] 가르멜 영성과 기도(14)분심과 메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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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빈 [ssk5762] 쪽지 캡슐

2017-08-13 ㅣ No.1005

분심은 걱정할 수록 더 나빠질 수 있어

기도를 잘하려 애쓰는 사람들이 만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분심이라 할 수 있다.
 이 분심이 고의적이지 않을 때는 걱정할수록 나빠질 수 있다. 고의적인 분심이란 완전한 의식을 가지고 하느님 아닌 다른 목적을 향해 의지적으로 빗나가는 것이다. 본의 아닌 분심은 의식없이 보고 들은 인상이나 형상에 자극 받아 원하지 않는데도 빗나가는 것이다.
 기도의 분심은 지나가는 일시적인 과정이 아니라 어느 한곳에 집중 할 수 없는 지성의 무능력이나 불안정성의 결과로써 나타나기에 거의 습관성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습관화 될 때 메마름이 형성된다. 메마름은 눈물이나 내적인 경건의 정이 결핍될 때 혹은 기도에서 느끼는 맛이나 감미로움이 없을 때이다.
 메마름은 보통 슬픔, 무능력, 열정의 감소, 동요 능력의 쇠약을 수반한다. 분심은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되고 메마름은 비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두 가지는 성녀 데레사에게 오랫동안 영혼의 감각의 시련을 치르게 했다. 이 메마름은 기도의 1단계를 설명할 때 두레박으로 힘들게 물을 긷는 비유로 표현하고 있다. 두레박을 열심히 길어 올렸는데도 물이 없는 경우이다(「자서전」11, 11 참조).
 메마름을 통해서도 우리는 정신의 자유와 정신의 참다운 가난을 얻을 수 있다. 정신의 참다운 가난이란 묵상기도 중에 위로와 맛깔스런 것을 찾지 않는 것, 수고로운 가운데서 위로를 찾고 고생과 메마름 가운데서 마음의 평화를 간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눈물을 흘리는 것도 아니며 의롭고 굳건한 마음으로 겸손한 가운데 주님을 섬기는 것이다. 따라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자신의 왕국을 이승에서 찾지 말고 묵상기도를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분심과 메마름의 첫째 이유는 우리가 믿어야 할 초자연적 진리의 성격에서 기인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진리 즉 신앙(교의)에 대한 개념이 신비에 둘러싸여 있고, 이에 대한 설명이 비유적인데 반해 우리의 이해력은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우리가 지닌 믿음은 본질적으로 우리 이성에 어둡고 성령께서 은총으로 밝게 비춰 주기까지는 초보자에게는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영혼은 같은 주제를 같은 방법으로 항상 반복해야 하므로 계속해 나갈 흥미를 잃고 메마름이나 분심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때로는 분심과 메마름이 육체의 질병, 체질이나 성격의 선천적 결점에서 기인 할 수 있다. 이런 때는 몸의 불편에서 메마름이 생긴다. 모든 지성의 활동은 육체의 영향을 받고 여기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데레사 성녀는 우리의 기분이 몹시 언짢은 때, 특히 우울중이나 두통이 심할 때는 아무리 잘하려 안간힘을 써도 건성으로 기도할 뿐 어쩔 도리가 없고 정신은 미친듯이 어지러워 진정할 수 없다고 한다. 기후의 변화, 육신상의 기분의 변동은 영혼 편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영혼이 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하고 온갖 종류의 고통을 영혼에게 끼친다. 이런때는 영혼을 억지로 강요하면 그 상태가 악화되고 오래 끌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영혼이 질식하지 않도록 묵상기도 시간을 바꿔 며칠 계속하는 것도 좋고 시골 공기를 마시러 가는 것도 좋을 수도 있다. 핵심은 영혼을 폭력으로 다루지 말고 더 큰 진보를 위해 부드럽고 고요하게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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