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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이야기14: 신성 로마 제국을 건설하다 - 오토 대제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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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3 ㅣ No.682 [성당 이야기] (14) 신성 로마 제국을 건설하다 오토 대제의 꿈
이제 우리의 이야기에 독일을 초대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4~5세기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제국 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럽은 프랑크왕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었습니다. 하지만 카롤루스 대제 이후 왕국은 서프랑크, 중프랑크, 동프랑크로 분열되었고, 유럽은 다시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동프랑크는 프랑크왕국의 변방에 속한 지역이었기에 그동안 제도적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지역이 하나의 왕국으로 분리 독립되자 왕조의 본류인 서프랑크와의 교류가 적어지고 전쟁도 불사하게 되면서 조금씩 다른 나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크족의 혈통이 아닌 콘라트 1세가 왕으로 선출되자, ‘동프랑크’라는 이름은 역사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후 작센 공작 하인리히 1세(919~936 재위)가 왕위에 오르면서 새로운 나라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서프랑크를 프랑스로 동프랑크를 독일이라 불러도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나라 독일의 기틀을 잡은 작센 왕조는 세력을 확장해갔는데, 특히 하인리히 1세의 아들 오토 1세(936~973 재위)는 북쪽의 노르만족(바이킹)과 동쪽의 마자르족(헝가리)을 물리치면서 독일을 열강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오토 1세는 카롤루스 대제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어쩌면 그를 ‘샤를 마뉴’가 아닌 ‘카를 대제’라고 부르며 독일의 뿌리로 간주하고, 그의 업적을 계승하려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오토 1세가 그렇게 작센과 프랑켄뿐만 아니라 로트링겐과 바이에른까지 손아귀에 넣어 그야말로 강대국의 왕다운 면모를 갖추었을 때, 교황 요한 12세는 그에게 절박한 구원 요청을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베렌가리우스가 로마 황제를 자칭하며 교황을 위협했던 것입니다. 오토는 즉시 원정길에 올라 반역자를 처단하였고, 교황은 그에게 로마 황제의 관을 씌워주었습니다(962년).
이 시기에 성당 건축도 발달하게 되는데, 이를 ‘오토 건축’이라 부르기도 하고, ‘초기 남부 로마네스크’와 견주어 ‘초기 북부 로마네스크’라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토 대제는 성당 건축에 있어서도 로마제국의 건축과 카롤링거 왕조의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초기 남부 로마네스크의 영향도 적지 않게 받았습니다. 오토 대제의 최초의 성당은 헝가리를 격퇴한 기념으로 작센의 마그데부르크에 지은 주교좌 성당입니다(955년). 그는 이 성당을 위해서 이탈리아에서 대리석으로 된 오더(기둥의 형식)를 직접 가져오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독일의 초기 로마네스크는 오토 건축을 중심으로 한 작센 지역과 그 밖의 라인란트 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다음 회에는 작센 지역의 성당들을 만나보겠습니다.
[2019년 11월 10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0 1,7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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