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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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가족 여정: 세상에서 가장 흔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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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17 ㅣ No.1031

[가족 여정] 세상에서 가장 흔한 거짓말

 

 

일상생활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거짓말을 모아 보았습니다.

 

15위  “이 주사 하나도 안 아파요!”(간호사)

14위  “전원 취업 보장! 전국 최고의 합격률!”(학원 광고)

13위  “그냥 친한 선후배 사이예요!”(추문이 난 연예인)

12위  “이건 너한테만 말하는 거니까 너만 알고 있어!”(친구)

11위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아파트 분양 광고)

10위  “옷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옷 가게 점원)

9위  “딱 한 잔밖에 안 마셨어요!”(음주 운전자)

8위  “내가 너만 할 때는 그러지 않았다!”(부모님)

7위  “이 문제 꼭 시험에 나온다!”(선생님)

6위  “이번이 마지막 구입 기회입니다!”(홈 쇼핑)

5위  “내가 빨리 죽어야지!”(어르신)

4위  “이거 팔아도 남는 거 하나도 없어요!”(시장 상인)

3위  “방금 막 출발했어요!”(중국집)

2위  “국민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정치인)

1위  “사랑해!”(배우자)

 

지난 2008년 워싱턴 타임스의 보도 내용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한 여론 조사 기관이 성인 남녀 2,5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에 네 번 이상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60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1년에 1,460번, 그러니까 평생 8만 7,600번 넘게 거짓말하는 셈입니다. 또한 이 조사에서 배우자나 연인에게 가장 자주 하는 거짓말은 “물론 너만을 사랑해!”라고 합니다.

 

사랑하며 사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척하며 사는 사람이 점점 많아집니다. 너도나도 사랑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말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진짜 사랑에 목마른 세상이 된 것 같아 씁쓸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사랑은 뭘까요? 나의 배우자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요?

 

가톨릭교회가 말하는 여섯 가지 사랑을 통해 참된 부부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나. 인격적인 사랑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에페 5,21).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한쪽이 지배하거나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당신 나하고 살고 싶으면 똑바로 행동해!” “내일까지 이거 다 해 놔!” “말대꾸하지 마!”

 

이런 식으로 강압적인 지시를 하면 안 되고 정중하게 부탁해야 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이들 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어.” “나는 당신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 주면 좋겠어.” “나는 당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둘. 내어 주는 사랑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혼인은 하느님의 부르심인 ‘소명’입니다. 소명은 ‘부를 소’(召)와 ‘목숨 명’(命)이라는 두 글자가 합쳐진 단어로 ‘주님의 부르심에 목숨 걸고 따른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혼인은 서로를 목숨 걸고 사랑하겠다는 사랑의 서약입니다. 곧 부부의 사랑은 서로의 목숨까지 내어 줄 수 있는 ‘자기 증여’의 사랑입니다.

 

“그걸 왜 나한테 시켜?” “당신만 바쁜 줄 알아?” “당신 진짜 이기적이야!”

 

내어 줄수록 커지는 게 사랑입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배우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해 봅시다.

 

“당신 많이 피곤하구나. 내가 대신해 놓을게.” “나한테 많이 서운했지? 앞으로 더 신경을 쓸게.”

 

 

셋. 전적인 사랑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 13,7). 서로의 몸과 마음 전체를 사랑하는 ‘전인적인 사랑’입니다.

 

“나는 당신의 그런 점이 맘에 들지 않아!”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인데 그렇게 행동해?”

 

내 마음에 드는 부분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단점이나 허물, 아픔과 상처까지 따뜻하게 보듬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해 봅시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야!” “당신의 아픈 상처를 내가 다독여 주고 싶어.”

 

 

넷. 책임 있는 사랑

 

“자기 집안을 이끌 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의 교회를 돌볼 수 있겠습니까?”(1티모 3,5) 서로의 말과 행동에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나이 마흔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말처럼, 서로의 얼굴에 대해 책임을 지며 살아야 합니다.

 

“당신이나 똑바로 해!” “당신은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모든 것을 배우자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먼저 성찰하며 용서를 청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해 봅시다.

 

“내가 너무 심했던 것 같아. 미안해.” “내가 좀 더 신경 쓰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할게.” “본의 아니게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아. 용서해 줘.”

 

 

다섯. 충실한 사랑

 

“무엇보다도 먼저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1베드 4,8). 서로에 대해 충실하고 신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신혼 때는 서로를 그저 바라만 봐도 미소가 절로 흘러나왔지만,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보고 살다 보면 혼인 서약의 초심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려면 끊임없는 성찰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거 알아? 당신 변했어!” “당신 그따위로 행동하면 국물도 없어!”

 

배우자가 사랑스러울 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변치 않고 사랑하겠다는 굳은 결심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해 봅시다.

 

“당신이 변하더라도 내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아!” “걱정 마! 내가 지켜 줄게!” “나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거야!”

 

 

여섯, 생명을 주는 사랑

 

“상냥한 말은 꿀 송이, 목에 달콤하고 몸에 생기를 준다”(잠언 16,24).

 

부부가 서로의 생기를 북돋워 주는 것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 서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 한마디, 따뜻한 스킨십은 서로에게 생명을 줍니다.

 

“한심하다, 한심해!”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야?” “정말 누구누구랑 비교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해 봅시다.

 

“힘내!” “우리 용기 잃지 말자!” “당신은 할 수 있어!” “사랑해!”

 

인격적이고 내어 주며 전적인 사랑, 책임 있고 충실하며 생명을 주는 사랑의 참된 모범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배우자를 사랑해야 합니다. 부부는 서로 사랑함으로써 주님의 말씀을 실천합니다. 이를 통해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집니다.

 

* 권혁주 라자로 - 한 여인의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서 서울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부에서 일하고 있다. ‘아버지 여정’, ‘부부 여정’ 등의 가족 관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7년 9월호, 글 권혁주 · 사진 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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