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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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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10 ㅣ No.84

[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이하 가톨릭언론인협의회로 표기)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같은 직종에 몸담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그동안 활동해 온 일들을 기사를 통해 접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협의회가 설립 50주년을 맞이해 의미 있는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포럼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수개월간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일들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이번 포럼의 주제가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름호에서는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황진선 회장을 만나 지난 세월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가톨릭언론인협의회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CJCK)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 산하의 언론인 단체 협의체입니다. 국내외 가톨릭 언론인 단체와 제휴하여 언론을 통한 복음적, 사도적 사명을 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새로운 미디어를 ‘놀라운 기술’이라고 표현하면서, 미디어들이 세계인의 일치를 위해 공헌해야 하는 한편 미디어가 대중에게 미칠 수 있는 해악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협의회는 이 정신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협의회는 신문 · 출판 등 페이퍼미디어 분야 현업 언론인들을 회원으로 하는 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CJPA)와 방송 · 영화 · 인터넷 · 광고 등 영상 미디어 분야 언론인들의 모임인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SIGNIS) 회원들을 구성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CJPA와 SIGNIS는 우리나라 가톨릭 조직의 체계에 따라 각 교구 소속으로 편제되어 있으며, CJCK는 이 두 협회의 조직을 전부 아우르는 전국 조직입니다.

 

CJCK는 회원 각자가 소속된 미디어가 복음적 성화와 사도직 수행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톨릭언론인신앙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기 행사로는 피정 및 정기 미사 봉헌 등이 있습니다. 성지순례와 등산을 함께 하는 가톨릭언론인산악회, 가톨릭드림필앙상블 등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가톨릭독서아카데미도 매달 개최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 문제에 대한 의제 제기와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가톨릭포럼을 매년 개최합니다.

 

 

* 가톨릭언론인협의회의 역사와 확장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국내 최초의 가톨릭 신자 언론인들의 모임인 한국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이 2017년 6월 10일 50주년을 맞이합니다. 한국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0.11~1965.12.8)의 영향으로 1967년 6월 10일 서울 종로구 태평로 신문회관(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됐습니다. 1963년 12월 4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반포한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 ‘놀라운 기술’은 하느님의 선물인 대중매체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각국의 교회가 매스컴의 선용에 관심을 갖도록 촉발된 것입니다. 초대 회장은 조선일보 기자와 동아일보 동경특파원을 거친 원로극작가 이서구(1899~1981) 씨가 맡았습니다.

 

한국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 창립총회에는 서울 지역 회원들만 참가했지만 이듬해인 1968년 6월 9일 열린 총회에는 서울 · 대구 · 부산 클럽회원이 참가해 전국 단체의 체제를 갖췄습니다. 같은 해 10월에 열린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한국저널리스트클럽을 가톨릭교회 내 공식 단체로 인준하고, 그 해 4월 27일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김수환 대주교를 총재 주교로 선임했습니다. 1971년에는 전주·광주·마산 클럽이 결성되는 등 차례로 조직이 확대된 것입니다. 한국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은 1987년 한국가톨릭언론인회로 이름을 바꾼 데 이어 1992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Catholic Journalists Council of Korea, CJCK)로 개칭해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 그동안 가톨릭포럼을 통해 다뤘던 의제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지난 2000년 6월 1일 실시한 제11회 가톨릭포럼은 분단 이후 첫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4일 앞두고 “남북관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시작해 올해 17회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때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이슈를 중심으로 주로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다룹니다. 예컨대, 지난 2000년 ‘남북화해 시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시작으로, 2001년 ‘학교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2003년 ‘새 정부의 언론정책과 새로운 취재 시스템 모색’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합니다. 자살에 관한 주제로 2007년 포럼을 열었고, 가난의 대물림, 공직자 윤리, 다인종과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언론사 파업사태의 진단과 해법에 대한 포럼을 열었고, 통일과 가톨릭의 역할에 대한 무거운 주제도 다뤘습니다.

 

 

*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았는데요.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어떤 것인가요?

 

2017년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길이 남을 해입니다.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백가쟁명식 진단과 처방이 분출하였습니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는 사회적 의제가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하여 6월 1일 포럼을 열었습니다. 주제는 고민 끝에 ‘2017년 대한민국의 정의와 화해를 위한 종교의 역할’로 정했습니다. 정의와 화해는 이 시대의 화두입니다. 시의성과 변별성, 성찰과 희망을 포괄적으로 담으려고 합니다.

 

정의란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富), 권력과 기회 등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빈부의 대물림과 고착은 물론 지도층의 부패와 불의한 부(富)의 축적이 심화하면서 양극화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평화는 정의의 열매라고 합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현대 자본주의 세계가 야기하는 삶의 불안과 위기의식이 이기심을 더 부추겨 분열 양상이 가속하고 있습니다.

 

2017년 체제가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화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려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은 물론 잘못한 이의 반성과 회개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야 새 시대의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10년마다 한 번씩 하는 통계청 조사에서 종교 인구가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로 내려왔습니다. 종교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인간의 존엄함과 공동선의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성철 스님의 대중법어의 핵심은 ‘자기를 바로 봅시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 ‘남모르게 남을 도웁시다’라고 합니다. 모두 정의와 화해와 공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평신도, 2017년 여름(계간 56호), 대담 · 정리 권지영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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