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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완벽한 모델(라이코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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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07 ㅣ No.531

[레지오와 마음읽기] 완벽한 모델(라이코프 효과)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충은 여러 형태이지만 그 어려움은 공통적이다. 이런 부모들을 위한 도(道)가 있는데 바로 “냅도(둬)” 이다. 말 그대로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라는 것인데 이것이 우스갯소리가 아니고 실제로 아주 유용한 처방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청소년 자녀와의 갈등은 그들에 대한 부모의 이해가 아니면 해결되기 어렵고, 오히려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고, 부모들이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 때 입장을 바꾸어 연극을 해보는 역할극이 아주 유효하다. 즉 상대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대체로 부모들은 자신의 청소년기 시절을 회상하게 되고, 결국 아이의 처지나 상황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이해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입장을 바꾸어 보면 상황이 달리 보이게 된다.

 

러시아의 정신요법의사인 블라디미르 라이코프는 환자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환자를 깊은 최면 상태로 만들어 역사에 족적을 남긴 뛰어난 인물이 되어 볼 것을 제안하고 그 뒤 환자의 상태를 본 것이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놀랍게도 실제로 환자들이 각 인물들처럼 탁월한 수준의 능력을 보였다. 라이코프 박사는 이 방법으로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평범한 사람들을 천재적인 사람으로 길러냈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이 오래전에 죽은 천재라고 상상하면 실제로 그 천재성이 나타나는 현상”을 그의 이름을 따서 ‘라이코프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천재교육전문가인 윈 웽거는 최면이 아닌 단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내가 대화를 원하는 대상 ? 대체로 평범한 사람이기보다 천재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 을 선정하고, 상상 속에서 그의 말씨와 몸짓을 생각하며 그를 떠올려, 그의 몸속으로 내가 들어가서, 그의 눈으로 나를 포함한 세상을 보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가 되어 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고, 나아가 그의 도움이 필요했던 문제들에 대한 그의 해결방식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천재 빌리기 기법”이라 이름 붙였다.

 

하지만 굳이 이런 절차가 복잡한 상상을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생각 전환만으로도 큰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평소에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링컨 대통령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라고 생각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롤모델’은 여러 영역에서 다양하게 쓰여

 

이처럼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어떤 사람을 닮고 싶어서 그 사람 글씨나 말투, 걸음걸이 등을 흉내 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대상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때, 즉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임무)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이나 모범’을 ‘롤모델’이라 하는데, 요즘은 이 롤모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여러 영역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위인전을 이용하여 롤모델을 갖게 하거나, 이력서에 롤모델을 제시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자 하는 경우, 혹은 유명 운동선수의 폼을 따라하는 훈련에 사용되기도 하는 등 그 쓰임이 많다. 실제로 롤모델 흉내는 따라하는 사람에게 재미와 자신감도 주고 비슷하게라도 그의 모습을 닮게 하니, 롤모델의 쓰임이 확산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P자매는 타향살이를 시작할 때 자신을 여러 방면에서 도와준 한 자매에 대한 아쉬움을 지금도 떨칠 수 없다고 한다. P자매는 그녀의 도움으로 레지오에 입단하게 되었고 실제로 그녀와 여러 가지 활동을 함께 하면서 기도의 중요성과 습관을 키우게 되어 신앙심이 굳어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P자매를 그녀가 심적 물적으로 도와주는 등,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그 자매 덕에 극복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P자매는 몰랐던 그녀의 여러 가지 문제 행동들이 소문으로 귀에 들어오고, 실제로 둘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P자매 또한 그녀에게 실망하는 일이 생기고 결국 사소한 일로 둘은 결별하게 되었다.

 

P자매는 말한다. “저에겐 신앙의 위기였어요. 제 롤모델로 생각하며 정말 믿고 따랐던 분이었는데 그런 모습들이 저를 실망시키면서 신앙 또한 흔들렸으니까요. 열심한 분이 저 정도밖에 안 되냐 하는 생각에…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때가 정말 제가 성장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저의 진정한 롤모델은 사람이 아니라 성모님이며 예수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사도직 영신 생활의 완벽한 모델은 성모 마리아

 

요즘은 레지오 활동이 다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활동 영역도 협소하다. 특히 레지오 초기의 주(主) 활동 형태였던 환자나 가정 방문은 사생활 침해 문제로 힘들고, 활동의 기본인 친밀한 개인적 접촉도 관계가 여간 친밀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그러니 자연히 활동은 복지관 봉사나 본당협조 등의 다소 진부하고 일률적인 형태가 많아지게 되고, 활동을 배당하는 단장이나 배당된 활동을 수행하는 단원들 모두, 활동이 부담될 수 있다.

 

하지만 레지오는 사도직 단체이므로 레지오 단원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행동으로 증언하는 사도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그러니 시대의 변화에 맞는 창의적인 활동방법을 위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어, 이때야말로 성모님의 눈으로 상황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성모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셨을까?’를 생각하고 성모님의 지혜를 얻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령관이신 성모님은 신앙의 모범일 뿐만 아니라 천상의 지혜로 가득 찬 우리의 롤모델이시기 때문이다. 이는 “성모님과 굳건히 일치하게 되면 놀라운 개인 성화의 은총을 얻게 되며, 다른 영혼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47쪽)는 교본의 내용으로도 증명되니 우리는 “성모님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어내, 필요하다면 기적까지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교본 62쪽)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사도직 영신 생활의 완벽한 모델은 사도들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이시다.”(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1) (교본 28쪽)

 

<참고 도서>

현실주의자의 심리학 산책 - 요헨 마이, 다니엘 레티히 저 / 지식갤러리

마음을 비우면 얻어지는 것들 - 김상운 저 / 21세기북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7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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