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9일 (목)
(녹)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아벨의 피부터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예언자들의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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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왜 모든 인간이 죄를 짊어져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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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18 ㅣ No.398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왜 모든 인간이 죄를 짊어져야 하나요?

 

 

질문

 

유아세례를 받은 20대 청년입니다. 가톨릭 신앙은 그저 제 삶의 일부였기 때문에, 아무 의심 없이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고해성사를 보고 보속을 해도 벌이 남아 있다는 것에 의문이 생깁니다. 왜 인간은 계속 벌을 받아야 하는지요? 원죄만 해도 그렇습니다. 선조들이 지은 죄를 왜 모든 인간이 짊어져야 하나요?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시라면서, 왜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죄의 굴레를 씌우신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답변

 

유아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해 온 것은 형제님에 대한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부터 신자이기에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은 제약 속에서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제가 일본에서 사목을 할 때의 일입니다. 일본 신자 분의 중학생 딸이 어머니에게 왜 세례를 주었느냐고, 세례를 받아서 학교생활이 힘들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교회의 가르침은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인데 왕따를 당한 친구를 돕다가는 본인도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자니 너무 어려워서 차라리 세례를 안 받았었더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습니다.

 

발달 심리학의 입장에서 보면,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이 변화하는 단계에 이른 것도 한 요인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앙생활과 사회생활간의 갈등이 늘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형제님도 아무런 의심이 없다가 의심의 고개를 들게 만드는 교리들이 삶 안에서 등장하면서 당황하고 계시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삶의 어떤 부분이 갑자기 죄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고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원죄교리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해하는 정도가 다를 수도 있고 문화 등도 교리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외국 신자들에게 물어봐도 원죄에 대해서는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즉, 개인차 및 문화의 차이에서 생겨났다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성경에 의하면 원죄는 한 사람을 통해서 왔다고 했습니다. “죽음이 한 사람을 통하여 왔으므로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하여 온 것입니다.”(1코린 15,21) 그런데 죽음도 부활도 한 사람을 통해서 왔다는 사상은 아마 유다인들의 사고방식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한 사람이 전체의 책임을 지는 사고방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교리에서는 원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원죄의 본질은 아담의 불순명으로 인한 거룩함과 의로움의 결핍이며, 그 결핍의 상태에 대해서 후손에게 그 책임을 묻는 이유는 인류를 하나의 연대적인 인격체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보듯이 인간은 앞서간 사람들의 선행 때문에 덕을 보는 동시에 그들의 악덕이나 실패 때문에 고통을 당하면서 살아갑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책임이 후손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원죄에 물든 인간이 윤리적인 면에서 타락하여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그것이 인간을 짓밟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정치현실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인간들에게 죄의 굴레를 씌우고 계시는지는 한 번 자문해 보실 일입니다. 우리의 나아갈 길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부활이 왔기에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잘못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6월 18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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