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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아이들이 출가한 지금, 황혼이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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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2-04 ㅣ No.359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아이들이 출가한 지금, 황혼이혼을 하고 싶습니다

 

 

질문

 

환갑이 넘은 여성 신자입니다. 남편과 성격 차이로 너무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가정의 대소사를 모두 자기 생각대로만 하고, 도무지 함께 사는 제 입장이나 마음은 헤아리질 않습니다.

 

아이들을 모두 출가 시킨 이제는, 마음 편안하게 제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답변

 

심리학자 에릭슨은, 노년기의 발달 과업은 자아 통합감과 절망감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그간 살아온 삶을 반추하게 됩니다. 이때 자신의 삶을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인식하고 수용하면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통합감’에 이르게 됩니다. 

 

반면 자신의 삶이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후회하게 되면, 새로운 삶을 살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절망감’에 빠지게 됩니다.

 

실제로 노년기 부부간의 이해와 행복감이 감소하게 되면, 고립감과 스트레스, 우울 증상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참고 지내온 시간만큼 자신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황혼이혼을 생각하게 된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한 시간이 길수록, 황혼 이혼을 할 경우 상대적 상실감이 크기 때문에 젊은 부부의 이혼보다 더 큰 심리적 충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부부가 함께 하되, 부인께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볼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자신을 억누르지만 말고, 어느 정도 부인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간 부인이 참기만 하고 부부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남편은 정작 부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께서 부인의 말을 경청하려 하지 않거나, 부인의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남편이라면 대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갈등이 더 촉발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남편과 진지한 대화가 필요할 때는 2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부인께서 그간 참아온 세월만큼 억압된 감정들이 많을 것입니다. 감정을 내면에 쌓아두지 말고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친구 분들과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상담자를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때 종교 활동이나 취미활동을 함께 하신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방해받지 않고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휴식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다면 혼자서 해결하기보다, 성인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밖에 지역 노인복지센터나 상담센터와 같은 기관 등에서 부부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력하며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습득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결혼은 ‘서로가 가진 모든 것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랍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서로 삶을 함께 공유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6년 12월 4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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