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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가톨릭 사회교리서 두캣(Ducat) 제9장 국제공동체 - 하나된 세계, 하나된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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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19 ㅣ No.1908

박신부와 함께 읽는 가톨릭 사회교리서 『두캣(Ducat)』


제9장 국제공동체 : 하나된 세계, 하나된 인류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3달러에 그쳤습니다. 53년 휴전 이후의 1인당 GDP가 67달러였으니,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상태에서 출발한 셈입니다. 그랬던 우리가 이제는 경제 규모 세계 11위권을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길거리에는 유럽에서도 보기 어려운 고급 승용차들이 줄을 잇고, 사치성 소비재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구매력을 과시하고 있지요.

 

그런데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었던 이 놀라운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우리 민족의 성실성이나 교육열, 또는 탁월한 재주로만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만약 6.25동란 이후에 해외 원조가 없었다면, 그리고 형제애를 영적, 물적으로 보여준 세계 교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경제적 성공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1945년부터 65년까지 한국은 약 130억 달러 상당의 경제 및 군사 원조를 받았는데, 그 대부분이 무상 원조였습니다. 예컨대 유엔한국재건단(UNKRA)은 1950년에 설치되어 5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구호물자의 조달과 함께 산업, 교통, 통신시설 및 주택, 의료, 교육시설의 재건을 위해 노력했고, 국립의료원을 세워 의사와 의료요원을 양성했습니다. 지금 50대 이상이라면 누구든지 이런 해외원조의 혜택을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톨릭 단체들이 보여준 형제애와 애덕의 실천은 우리나라의 교육, 양로, 고아, 의료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 독일의 미세레올, 평신도 선교 봉사단체인 국제가톨릭형제회, 옥실리움, 그리스도왕시녀회 등의 활약은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나눔의 사례였지요.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의 예를 보면, 2차 대전 후의 재건이라는 현지의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사순절 수프먹기 행사(Fastensuppeessen)를 통해 모은 정성을 우리나라에 보내서, 교육과 의료를 포함한 사회복지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국제적인 도움을 통해 성장한 우리지만, 세계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데는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2009년에서야 대외 원조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했지만, 29개 원조국 중에 소득대비 개발 원조 규모는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사회교리서』 9장은 그런 우리에게 보편적 형제애가 무엇인지, 또 어떤 실천을 해야할 지를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점점 세계화되는 사회에서 공동선과 이를 위한 노력은 인류 가족 전체, 곧 민족들과 국가들의 공동체라는 차원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베네딕토 16세 교황, 회칙 「진리 안의 사랑」 7항)는 가르침을 새겨 보시길 바랍니다.

 

[2017년 9월 17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대구주보 3면, 박용욱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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