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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67: 세상 종말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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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8-29 ㅣ No.1656

신학 산책 (67) 세상 종말은 있나요?

 

 

요즘도 가끔 들려오는 소리이긴 하지만, 세상 종말에 관한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양에서는 일찍이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라는 사람을 비롯하여 적지 않은 점성술가들이 종말을 예언했었고, 한국에서도 1992년에 예수님의 재림과 휴거가 있은 뒤에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어느 그리스도교 이단 종파의 주장이 있었다. 뒤이어 1999년에는 2000년에 종말이 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종말을 주장하는 이들은 여러 계산법을 동원하여 어느 특정 날짜를 지목하였고,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과 같은 것이 종말의 징표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과연 세상의 종말은 올 것인가? 온다면 그 날짜는 언제인가?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무렵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마르 13,24-25.29). 그러므로 세상의 종말은 반드시 올 것이며, 그때에는 예수님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마르 13,26-27참조).

 

그렇다면 종말은 언제 오는가? 예수님께서는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알지 못하며,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고 말씀하셨다(마르 13,32 참조). 예수님의 이 가르침에 따라 가톨릭 교회 역시 “오직 아버지 하느님만이 그 시간과 날짜를 알고 계시며, 그분만이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하여 결정하시는 것”(가톨릭 교회 교리서, 1040항)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는 알지 못하는 종말의 때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종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있다. 즉 종말을 미래에 언젠가 있게 될 어떤 사건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경륜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이 완성(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며, ‘역사의 시작이시며 역사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역사의 마지막까지, 즉 종말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종말은 다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역사의 완성과 새 하늘 새 땅에 대한 희망을 의미하는 것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042-1045항 참조).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이들은 종말의 때와 방법에 관해 궁금해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의 종말에 관한 가르침은 단순히 날짜와 그 방법에 대한 궁금함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종말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종말의 때에 대한 호기심이나 두려움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언제 올지 모르는 그 날을 잘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마르 13,33).

 

[2016년 8월 28일 연중 제22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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