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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사회교리: 환경 보호 - 현실로 닥쳐온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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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1-11 ㅣ No.2664

사회교리 : 환경 보호 (5) 현실로 닥쳐온 기후위기

 

 

지난여름 중부지방에 두 달 가까이 지속되었던 장마는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우리를 더욱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2019년 여름에는 이상하게도 여러 개의 태풍이 한반도로 경로를 잡았으며, 겨울은 유달리 따뜻했습니다. 2018년 여름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됩니다. 이 모든 일을 우연으로 넘기면 될까요? 과학자들은 이를 기후위기가 현실화되었다고 분석합니다.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기후위기

 

먼저 용어정리가 필요합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과도한 탄소배출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를 ‘지구온난화’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기후변화’라고 표현하게 됩니다. 단순히 따뜻해진다는 용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다각도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심한 감기를 예로 들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심한 감기에 걸리면 열도 나지만, 몸살 · 기침 · 오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지구가 이런 상태입니다. 인위적으로 급격하게 올라가는 평균기온 때문에 생태계가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삐걱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변화’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제는 ‘기후위기’라고 합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2019년 11월 5일, 153개국 1만 1258명의 과학자들은 연대 서명을 통해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이들 과학자는 공동논문을 통해 이렇게 호소합니다. “이제는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 위기는 이미 우리 앞에 도달해 있고, 과학자 다수의 예상보다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돼 인류와 생태계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 : 고작 7년

 

지난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인천 송도에서 제48차 총회를 열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에서 저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산업화 이후 약 100여 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약 1도가 올랐습니다. 여기에서 0.5도가 더 오르게 되면 기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더 가속화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예측입니다. 그런데 1.5도 선에 도달할 때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인류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않은 채 현재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고집할 경우, 남아있는 시간은 고작 7년 뿐입니다(www.mcc-berlin.net 참조).

 

더 나아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도를 돌파해 2도를 넘어서게 되면 지구의 복원력이 상실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때부터는 인류가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상황을 되돌릴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이미 유엔은 지구상에 6번째 대멸종이 시작되었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선 5번의 대멸종에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들은 예외 없이 멸종했다는 사실이 섬뜩합니다.

 

사회 이슈가 바뀔 때마다 이에 관한 기사는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수도 없이 쏟아지지만, 정작 기후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상황 앞에서 이를 경고하는 기사는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위기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어린이·청소년들, 앞으로 태어날 후손은 앞선 세대가 불러온 거대한 환경재앙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면 지금이라도 멈춰야만 합니다. 탄소배출을 줄이며, 사회 경제 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만이라도 먼저 효율과 이득만을 따지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을 중심에 두어야만 합니다. 이는 신앙과 양심의 표현입니다.

 

[2021년 1월 10일 주님 세례 축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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