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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생명을 사랑합시다: 인간 복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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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7-20 ㅣ No.1757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을 사랑합시다 (7) 인간 복제 문제


생명을 도구화하는 인간 복제 “할 수 있어도 해선 안 돼”

 

 

“인간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것이며,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재앙과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윤리신학 교수였던 정인상 신부는 「인간 생명 복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인간 복제의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간 복제는 인간이 스스로 생명을 자신의 것으로 오해하고, 창조까지도 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명공학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 실존을 위협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정 신부의 우려처럼, 인간이 인간을 만드는 ‘인간 복제’는 인간 스스로 존엄성을 침해하는 일이다. 인간은 수정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누구에게도 통제받을 수 없는 존재인데도, 인간 복제는 사람을 누군가에게 통제받을 수 있는 도구로 전락시켜 버린다. 실제 인간 복제는 유전적으로 하나뿐인 ‘원본’과 동일한 하나 이상의 ‘복제물’을 만드는 모든 인간의 무성 생식, 비배우자 생식을 말한다. 인간 복제를 통해 사람들은 성적 결합과 배우자 없이도 생명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체세포 핵을 핵이 제거된 난모세포에 주입해 배아로 발달시켜 착상시키기만 하면 해당 핵 주인과 같은 유전 형질의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 복제가 인간을 노예화한다는 사실이다. 인간 복제를 찬성하는 일부 사람들은 ‘복제인간’을 ‘복제되지 않은 인간’을 위한 장기 제공, 불임 해결, 노동인력 수단 등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결국 똑같이 존엄한 사람을 사람이 지배하겠다는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교황청 신앙교리성도 2008년 ‘훈령 「인간의 존엄」에 관한 요약’을 발표하고 “(복제인간은) 벗어나기 힘든 일종의 생물학적 노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간 복제는 복제되지 않은 사람이 복제된 사람에게 미리 정해진 유전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타인의 유전 형질을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만용이고, 모든 인간의 근본적 평등과 복제인간의 존엄에 중대한 손상을 입히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교회는 복제인간도 복제되지 않은 인간과 같이 소중한 인간으로 본다.

 

때문에 인간 복제 문제와 관련해 교회를 포함해 대부분은 “지킬 선은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학기술이 급진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윤리를 우선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2002년 말 미국 클로네이드사가 인간을 최초로 복제했다고 주장했을 때 당시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할 수 있다고 아무것이나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과학은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만 자유와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한 생명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교황청 역시 2002년 2월 26일 발표한 인간 복제에 대한 입장에서 “인간 복제는 그 자체로 생식적인 과정이며 그 안에서 초기 단계의 인간 존재(배아)가 생산된다”며 “인간 복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전면적으로 금지돼야 하며, 이식 장기를 얻거나 유전자 치료를 위해서 보다 건전하고 전망이 밝으며 윤리적인 접근인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당시 광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를 지낸 이인재 교수도 「유전공학시대의 인간복제와 생명의료윤리」 논문에서 “상업적 목적 추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만 한다’는 논리를 갖고 언제, 어떤 형태로 (생명공학 기술이) 인간을 위협할지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생명공학이 오로지 인류의 안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하고, 생명공학자들이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는 한계도 제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소극적으로는 과학과 기술을 통제하는 제도와 법을 제정하고 이를 누구나 준수하도록 해야 하고, 적극적으로는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 즉 생명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가톨릭신문, 2020년 7월 19일, 이소영 기자]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궁금해요, 성(性)! (7) Q. ‘포르노’ 보고 싶어요! A. 왜곡된 성문화 조장… 만들어도, 봐도 모두 죄인

 

 

“이것은 중죄이다. 당국은 포르노물의 제작과 배포를 막아야 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2354항에서는 ‘포르노’(pornography)에 대해 이렇게 강조합니다. 포르노는 제3자에게 보여 주려고 일부러 사생활인 성행위를 실제로 또는 모방해 옮겨 놓은 것으로, 자신을 상대에게 은밀히 선물로 내어 주는 행위인 부부 행위를 왜곡한다는 지적입니다.

 

포르노는 ‘정결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사랑의 친밀함에서 우러나오는 성을 두 남녀에게서 분리해 사랑을 오용하기 때문입니다.

 

포르노를 제작·판매하는 사람은 사익을 위해 타인을 끌어들여서, 출연자는 돈벌이 수단으로 자신을 사용해서, 소비자는 구매·시청으로 ‘추잡한 성 산업’을 지원함으로써 존엄성을 해치기에 포르노 관련자들은 모두 죄인입니다.

 

욕구 충족을 위해 사람을 도구화하다 보면 사회의 선악(善惡) 구분 잣대는 마비돼 버립니다. 잘못된 일을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최근의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대 26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성적으로 사람을 착취하면서도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쾌락을 위해 돈을 내면서까지 이를 적극적으로 용인했습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문명사회 평범한 시민이라면 분노하고 고발해야 했는데도 많은 남성이 추악한 성범죄의 공범자가 됐다”면서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포르노’를 즐기며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성적 유희의 도구로 삼으며 성장하게 만든 왜곡된 성문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결은 자제력의 훈련을 요구합니다. 특히 그 훈련은 인생의 모든 시기에 계속돼야 합니다. 욕정에 휘둘려 살지 않고 스스로 자유로이 선을 택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려면, 존엄성을 지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39·2342항)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유캣)에서도 “정결한 삶을 사는 사람은 자기 욕망의 노리갯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밝힙니다. “정결한 사람의 성생활은 사랑에서 비롯된다.” [가톨릭신문, 2020년 7월 19일,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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