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신앙] 식별하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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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2-22 ㅣ No.1375

[지팡이 마당] 식별하는 신앙

 

 

그리스도 신앙은 식별하는 신앙입니다. 오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이 시대에 요청되는 교회의 사명은 어떤 것인지, 무엇이 올바른 신앙의 길인지 등을 식별하는 것입니다. 식별이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이유는, 그릇된 신심, 신영성 운동, 신흥종교 등이 교묘하게 신자들의 신앙을 파고들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에 더욱 예리한 식별력이 요구됩니다.

 

신흥 종교에 빠지는 이유로 과거에는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인한 소외 현상, 낮은 교육 수준, 현실 세계에서 당하는 질병과 고통 등을 들었으나, 최근에는 현대인 특히 학업 중이거나 취업 준비 중인 청년의 심리적 취약을 파고들며 진화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한 심리학 전문가는 심리적 취약성과 신흥 종교 사이의 상관관계에 주목합니다. 신흥 종교가 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소속감과 친밀함을 느끼게 해주며 내면의 고통과 상처와 불안감을 달래주기에 자기도 모르게 동화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면에서 볼 때,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 정체성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막연한 종교심이나 무속적 종교심의 바탕 위에서 그리스도 신앙을 받아들이다보니, 모양만 그리스도인이지 실제로는 그리스도와는 상관없는 신앙과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한 신앙은 예언, 사적 계시, 기적, 발현 중심의 그릇된 신심이나 허황되고 과장된 성경 해석으로 다가오는 신흥 종교에 쉽게 현혹되고 맙니다.

 

그릇된 신앙을 식별하기 위해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며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십니까?” 이 물음에 대한 답에서 그 사람이 진짜 그리스도 신자인지 거짓 신자인지 판가름 납니다.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며 어떻게 인간을 구원하시는가? 그리스도 신앙은 저 먼 하늘 위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분이 아닌,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역사 안에 오신 하느님, 인간이 되어 오신 하느님을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몸소 인간이 되어 오심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똑같이 되셔서 우리와 인격적인 관계, 사랑의 친교를 맺고 당신의 신성을 나누고자 하심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몸소 인간이 되어 오셨습니다. 우리와 인격적 관계를 맺고 친교를 나누는 가운데 우리 안에 자유와 사랑이 자라나 진정한 일치(친교)를 이루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그분과의 관계 맺음에 달려있습니다. 그것은 교회 안에서 말씀과 성사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과 인격적 관계를 맺으며, 그 무르익는 관계 속에서 그분의 인격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그분의 사랑이 우리 삶 전체를 차지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2020년 2월 23일 연중 제7주일 수원주보 4면, 한민택 바오로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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