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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쓰는 수원교구사: 갓등이 피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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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8-11 ㅣ No.111

[길에서 쓰는 수원교구사] 갓등이 피정의 집 (상)


교우촌 있던 ‘신앙의 요람’에 청소년 · 청년 피정시설 건립

 

 

- 2011년 6월 3일 수원교구 갓등이 피정의 집 신축공사 기공식.

 

 

갓등이. ‘갓을 쓴 등불’이란 의미의 이 말은 박해시대 사제를 부르는 은어였고, 사제를 보호하던 이곳 교우촌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교구의 첫 본당, 왕림본당과 교구 성소의 요람인 수원가톨릭대학교가 있다. 교구의 역사 안에서 교구 전역으로 힘차게 복음을 전해온 이 갓등이는 교구 신앙의 요람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교구는 이 갓등이에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독정길 34에 있는 갓등이 피정의 집이다.

 

피정의 집 입구에 들어서니 지은 지 조금 오래된 건물과 새 건물이 비스듬하게 함께 서있었다. 조금 오래된 건물의 역사를 들여다보니, 이곳이 성소를 위한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건물은 1999년 위로의 성모 수녀회가 수련소로 사용하던 자리다. 불행과 궁핍을 겪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위로를 전하는 수녀회의 카리스마를 수련자들에게 전하던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 공간은 다시 수녀회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피정 공간으로 변화했다.

 

수녀회 공간이었던 이곳이 교구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한 터전으로 변화한 것은 2010년부터다. 교구는 왕림지역 성역화 작업의 일환으로 수녀회가 운영하던 피정의 집을 인수하고, 교구 청소년국의 프로그램 운영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던 교구는 2009년부터 청소년사목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 측면에서 대안을 모색하며 연구하고 있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교육시설 마련이었다.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 개막미사를 기해 발표된 청소년사목지침서 「청소년은 미래 교회의 주인」은 “청소년들이 그들의 가톨릭문화를 만들어내기를 희망하고 나아가 또래사목의 주도자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런 희망은 청소년들의 신앙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및 그들만의 공간이 확보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침서는 1999~2001년 열린 교구 시노두스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2009~2013년에 걸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지침이다.

 

지침서가 구현하고자 하는 ‘청소년센터’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갓등이 피정의 집은 교구 청소년·청년들의 피정공간이자 봉사자들의 전문 교육의 장으로서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의 토대가 돼 왔다. 교구 청소년교육센터의 시작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2012년 갓등이 피정의 집 신축 축복식 강론을 통해 “갓등이 피정의 집의 마련은 사목교서의 3년간 실행의 결과이며, 수원교구 설정 50주년을 기념하는 첫 번째 성과라고 볼 수 있다”며 “이곳을 찾는 모든 청소년·청년들이 자신들을 초대하신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8년 8월 12일, 이승훈 기자]

 

 

[길에서 쓰는 수원교구사] 갓등이 피정의 집 (하)


찬양 피정 등 프로그램 ‘인기’, 타교구 청소년도 즐겨 찾아

 

 

갓등이 피정의 집 신축 건물.

 

 

갓등이 피정의 집은 좌측 기왓장이 인상적인 건물과 우측 새 건물이 이어진 모습이다. 교구가 위로의 성모 수녀회에서 인수할 당시 이 건물은 수용인원 50여 명에 불과했다. 기존에 수녀회가 사용했듯이 수련원이나 소규모 피정시설로서는 충분했지만, 한 번에 많은 수가 참여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측에 새 건물을 지었다. 2012년 11월 축복한 신축건물은 건축면적 621.21㎡, 연면적 2279.23㎡, 지상 4층 규모로, 150명을 수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당, 회의실, 강의실, 대강당, 성당, 봉사자·지도자 숙소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축복식 당시 교구 청소년국장이었던 이건복 신부는 “지금까지 수원교구에 청소년을 위한 피정의 집이 없었다”며 “새 건물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합하게 동선, 음향, 조명 등을 설계단계부터 고려했다”고 말했다.

 

신축 이전부터도 갓등이 피정의 집은 교구 청소년·청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됐다.

 

2010년 11월 19~21일에는 교구 최초로 갓등이 피정의 집에서 청년성경통독피정을 실시했다. 제1회 피정에서는 2박3일 동안 신약성경을 통독했으며 이후 신구약을 나눠 1년 단위로 피정을 진행했다. 현재 교구 내 본당으로 퍼져나간 룩스메아도 이곳에서 ‘청소년자녀를 둔 부모들의 영성피정’을 정기적으로 열어왔다.

 

신축 건물이 완공된 이후로는 더욱 본격적인 청소년·청년 신앙교육의 장으로 발전했다. 교구 청년사도직단체들의 피정공간으로 활용됐을 뿐 아니라, 방학기간에는 피정의 집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청소년·청년들을 위한 전례와 찬양 피정, 몸 신학 피정 등은 입소문을 타고 교구 밖 청소년들도 찾는 유명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주일학교 교리교사의 날이 제정된 장소도 이곳이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2013년 11월 24일 이곳에서 주일학교 교리교사 희년의 날 미사를 봉헌했다. 이 주교는 이날 미사 중 교구 설정 50주년 희년을 지내면서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교리교사의 날’로 제정한다고 공식 선포했다.

 

현재 갓등이 피정의 집에는 수원가톨릭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인 하상신학원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8년 8월 19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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