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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축일] 주님 공현 대축일 기획: 동방박사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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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1-07 ㅣ No.1740

[주님 공현 대축일 기획] 동방박사의 의미는


‘이방인’ 동방박사와 아기 예수의 만남, 세상 모든 사람 비추는 구원의 빛 의미

 

 

- 동방박사의 옷을 입은 독일 청년들이 2010년 1월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 중 예물을 나르고 있다. CNS 자료사진.

 

 

“동방박사 세 사람 귀한 선물 가지고 숲과 산과 강을 건너 별 따라 갔도다~”(가톨릭성가 487번)

 

1월 7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이다. ‘동방의 세 박사’ 성가 구절처럼 아기 예수가 세 명의 동방박사를 통해 처음으로 ‘메시아’임을 드러낸 사건이 기념된다. 마태오 복음 2장 1-12절에 따르면, 동방박사들은 동쪽에서 별을 따라 찾아와 아기 예수를 경배하고 황금·유향·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분의 별’을 보고 동방에서 경배하러 온 이들은 누구였으며 오늘날 신앙인들에게는 어떤 뜻으로 풀이될 수 있을까.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아 ‘동방박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어디서 온 이들일까?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마태 2,1) 구절에서 보듯 성경에서는 동방박사들이 몇 명인지 명확하지 않다. 세 명으로 여긴 배경은 예수님께 바친 세 가지 선물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교부 오리게네스(Origenes·185년 추정~254년 추정)가 처음으로 ‘세 가지 선물로 미루어 세 사람’이라고 말했다.

 

페르시아어 ‘마구쉬’가 어원인 ‘동방박사’(Magus(마구스), 복수 마기(magi))는 ‘현자’ 또는 ‘꿈의 해석자’로 해석되는 그리스어 ‘마고스’(magos)에서 발전한 용어다.

 

이들은 페르시아 사제 계층이면서 별의 움직임으로 시대 흐름을 읽었던 점성술사로 추측된다. 당시 ‘동방’은 이스라엘에서 바라 본 동쪽이므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이라크·이란 방향이다. 「페르시아의 연대기」에서는 조로아스터교의 신관이나 성직자를 ‘마기’라고 불렀다. 

 

한편 서방교회 최초의 교부 테르툴리아누스(Tertullianus·160년경~220년 이후)는 동방박사를 “그리스도교 전통에 나타난 최초의 왕일 것”이라고 했다. 이 내용은 6세기부터 시편(72,10)을 근거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가스파르(Gaspar), 멜키오르(Melchior), 발타사르(Balthasar)라는 이름도 이때 등장했다.

 

 

황금 · 유향 · 몰약 

 

박사들이 예물로 바친 황금은 ‘그리스도께서 하늘과 땅의 왕’이심을 드러낸다. 또 유향은 ‘한 분이신 하느님’을, 몰약은 ‘참사람이심’을 각각 상징한다. 

 

교부들은 ‘금’과 ‘유향’을 ‘왕권’과 ‘예수님 신성’으로, 또 ‘몰약’을 ‘예수님 죽음’으로 풀이했다. 특정 종(種)의 나무 껍질에서 추출하는 몰약은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고통을 상징한다.

 

황금 및 유향은 이사야의 예언처럼(이사 60,6) 임금에게 드리는 봉헌물이었다. 스바 여왕도 솔로몬을 찾아 금과 향료를 선물했다.(1열왕 10장) 

 

세 가지 봉헌물은 당시 이방인들이 태양신에게 바치는 예물이었다. 그런 면에서 ‘곧 세상을 비추는 참된 빛이 떠오른 것’이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상 모두에게 드러난 빛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며 신앙인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박사들이 먼 나라 동방에서 그리스도를 찾아와 경배하고 귀한 선물을 바쳤다’는 부분이다. 이는 ‘빛과 계시의 축일’로도 불리는 주님 공현 축일 의미처럼, 이방인이었던 동방박사들과 아기 예수의 만남은 예수가 유다 민족뿐만 아니라 모든 만백성에게 구원의 빛이시라는 뜻을 나타낸다. ‘구원’이 어느 한 민족, 한 백성, 한 시대에 머물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짐을 보여준 것이다. 

 

구세주 탄생을 알아보고 별을 따라 예루살렘까지 왔다가 베들레헴을 찾아 아기 예수에게 엎드려 경배했던 동방박사들 모습도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안문기 신부(대전교구 원로사목자)는 「은혜로운 계절축제」에서 “동방박사들은 하느님께로 가는 순례의 길에서 많은 어려움들이 앞을 가로막았음에도 이를 이겨냈다”면서 “신앙인들도 하느님께 의지하며 우리의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신문, 2018년 1월 7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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