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강론자료

마태오복음 13,1-23 씨뿌리는 사람 (2017. 7. 16 연중 15주일)

스크랩 인쇄

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7-07-15 ㅣ No.2179

그날 예수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로 가서 앉았다. 많은 군중이 그의 주위에 몰려들었으므로 그는 배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군중은 물가에 서 있었다. 그는 많은 것을 비유로 말해주었다.“옛날에 씨를 뿌리러 나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밭에 씨를 뿌리는데 어떤 씨들은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치웠습니다. 어떤 씨들은 흙이 거의 없는 돌밭에 떨어졌는데 흙이 깊지 않아서 곧 싹이 텄지만 해가 떠올라 내리쬐자 뿌리가 빈약하여 말라버렸습니다. 어떤 씨들은 가시덤불 사이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서 싹을 덮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씨들은 좋은 흙에 떨어져서 어떤 것은 백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으시오.”

    

호수는 죽음과 부활을 상징한다. 예수는 생명을 누리며 편안하게 앉아있다. 이에 비해 군중은 죽음 앞에서 불안하게 있다. 예수와 군중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심연(深淵)이 있다. ‘옛날에는 영적 사건을 가리키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에게 와서 물었다. “사람들에게 말씀하실 때에 왜 비유를 사용하십니까?” 예수가 대답하였다. “하늘나라의 비밀이 여러분에게는 알려졌지만 저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가진 사람은 더 주어져서 넘치도록 가질 것이며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입니다.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언자 이사야의 말이 이루어집니다.

 

이 사람들은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그들의 마음은 무뎌지고 그들의 귀는 닫혔으며 그들의 눈은 감겼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의 눈은 보고 그들의 귀는 들으며 그들의 마음은 깨달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들이 나에게 돌아오면 나는 그들을 고쳐 주리라.

 

여러분의 눈은 보고 있으니 행복하고 여러분의 귀는 듣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내가 분명히 말하거니와 많은 예언자들과 의인들이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을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했고, 여러분이 듣는 것을 들으려고 했으나 보지 못했습니다.”

 

예수의 대답은 얼핏 엉뚱하게 들린다. ‘여러분저들은 각각 예수의 말을 실천하는 제자들과 예수의 말을 듣고 감동하는 군중을 가리킨다. 하늘나라의 비밀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진 사람가지지 못한 사람으로 바꾸어 표현한다. 하늘나라는 소유를 버리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무엇인가 소유하기를 원하므로!

 

하늘나라의 비밀만이 참된 진리이다. 하늘나라의 비밀을 가진 사람은 그 가진 것이 더 풍성해지며 온 세상을 다스린다. , 예수의 제자는 성령의 힘으로 거듭 쇄신하는 동시에 세상에 통달하는 지혜는 더 깊어진다. 하늘나라의 비밀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육정을 따라 재물, 명예, 권력은 추구하지만 그런 것들은 결국 죽음에게 빼앗기고 말 것이다. ‘여러분에게는 일상적인 삶에 속하는 것이 저들에게는 비밀이다.

 

인용된 것은 이사야서(6:9-10)이다. , , 마음은 각각 망덕, 애덕, 신덕을 가리킨다. 하늘나라의 비밀을 아는 사람과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다. 하느님께 돌아온사람은 하느님께서 반드시 고쳐주신다.’ 하늘나라의 비밀을 모르는 것은 누구나 지니고 있는 눈과 귀와 마음, 곧 망덕, 신덕, 애덕이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예수에게 와서 물은행위로 말미암아 비밀을 알게 되었다. , 하늘나라의 비밀은 자아의 내면으로부터 주어진다.

 

예수가 말하는 눈과 귀는 망덕과 애덕이다. ‘예언자들과 의인들은 특별한 계시와 율법에 근거하여 하느님의 약속이 실현되기를 고대하였지만 예수의 제자들은 성령을 통하여 이미 하느님과 일치하고 있다. 하늘나라를 기다리는 사람보다는 하늘나라에 속한 사람이 행복하다. 망덕과 애덕은 적극적으로 성령을 받아들이는 행위로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도가 바로 이것이다.


예수의 가르치는 것은 영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그것을 일반적인 언어로 설명하기는 가능하다. 예수는 비유로 영적인 사건을 지시할 수 있을 뿐이다. 제자들은 오직 기도함으로써 비유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다. 비유는 기도(망덕과 애덕)를 촉구하는 언어이다.

 

 

이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뜻하는 것을 들어보시오. 하늘나라의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한 때에는 길바닥에 떨어진 씨와 같습니다. 악한 자가 와서 뿌려진 것을 가로채 갑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말씀을 듣자마자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말씀 때문에 환난과 박해가 닥치면 그는 즉시 포기합니다. 가시덤불 속에 떨어진 씨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현세의 걱정과 재물의 유혹으로 말씀이 숨이 막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말씀을 듣고 깨

닫는 사람입니다. 그는 혹은 백배, 혹은 육십 배, 혹은 삼십 배의 열매를 맺습니다.”

 

하늘나라의 말씀은 복음이며 그것은 예수의 삶 자체이다. 예수의 가르침을 알아들으려면 예수의 삶을 본받아야만 한다. , 예수처럼 성령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

 

길바닥이란 세상의 스승들이 가르치는 윤리, 도덕이다. 예수의 길은 세상의 길과 전혀 달라서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조금도 없다. 복음을 세상의 길과 비슷하게 받아들인다면 아무런 결실도 얻지 못한다. 사람의 지혜는 욕망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악한 자는 사탄, 곧 인격의 주체로 행세하는 욕망의 콤플렉스이다. 사탄은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므로 악하다.’

 

돌밭은 육정(肉情)이다. 육정을 굴복시키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을 하지 않는 사람은 예수의 말을 제 취향에 따라 해석하면서 진리를 알았다고 기뻐한다. 이런 믿음은 거짓 믿음이요 미신이므로 계속 성장하지 못한다.

 

가시덤불에 관하여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겠다.

 

30 : 달이 차고 기우는 날수로서 영고성쇠를 겪는 이 세상.

60 = 5×12 : 5는 육정, 12는 모든 민족(인류). 모든 사람.

100 = 10×10 : 하느님(10)과 사람(10)의 사랑.

 

그리하여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는 각각 세상에 통달하는 지혜, 영적인 사랑, 영적인 생명을 상징한다.



3,13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