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7성사ㅣ 준성사

[혼인성사] 혼인성사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10 ㅣ No.216

혼인성사 (1)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7-9) 혼인성사는 부부 두 사람의 인간적인 사랑과 함께 그들의 결합을 축복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루어집니다. 혼인성사는 성품성사와 더불어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입니다. “성품성사와 혼인성사는 타인의 구원을 위한 것이다. 이 성사들은 개인적인 구원에도 이바지하지만, 그것은 타인들에 대한 봉사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 성사들은 교회 안에서 특별한 사명을 부여하고, 하느님 백성의 형성에 이바지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534항)

 

예수님께서는 카나의 혼인 잔치를 통해 혼인을 축복하셨고,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가르치셨습니다. 혼인으로 맺어진 “부부 사랑은 당신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 십자가에서 정점에 이르는 그 사랑을 성사적으로 드러내는 표지”(《사랑의 성사》 27항)입니다. 사도 바오로도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에 유비시켜 남편과 아내가 서로 존경하고 사랑해야 하며 헤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강조하였습니다.(에페 5,21-33 참조)

 

혼인은 ‘단일성’을 지닙니다. 부부는 일부일처의 혼인 안에서 둘 사이에서만 오롯이 사랑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또한 혼인은 ‘불가해소성’을 지닙니다. 부부의 혼인 서약은 배우자 어느 한 사람의 죽음으로만 풀릴 수 있습니다.

 

혼인은 유효한 자격을 갖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성당에서, 두 사람의 증인을 두고, 주교나 사제 또는 부제 앞에서 자발적인 서약을 하면서 이루어집니다. “나는 당신을 내 아내(남편)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지키기로 약속합니다.” 곧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서로에게 헌신하겠다고 약속하는 신랑 신부는 그리스도의 은총의 집전자로서, 교회 앞에서 혼인 합의를 밝힘으로써 서로 혼인성사를 주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623항 참조) 그리하여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운명 공동체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혼인 예식을 주례하는 주교 · 사제 · 부제는 교회의 이름으로 신랑 신부의 합의를 받아들이고 성사의 유효성을 위해 교회의 축복을 베풉니다.

 

혼인성사로 맺어진 신랑 신부는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 역사의 협력자로 부르심을 받고 응답한 것입니다. 이제 혼인생활과 가정생활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체험하고, 그 사랑을 이웃과 세상에 전해야겠습니다. [길잡이, 2017년 7 · 8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혼인성사 (2)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당신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와 닮은 협력자를 우리가 만들어 주자.’ 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욕정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저의 이 친족 누이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저와 이 여자가 자비를 얻어 함께 해로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토빗 8,5-7) 토비야와 사라의 기도는 모든 부부들의 마음이요 기도일 것입니다.

혼인성사를 통해 ‘평생 운명 공동체’를 이룬 부부는 삶의 크고 작은 모든 일에 함께하며 부부 교류와 성장 및 자녀 출산을 통해 은총의 풍부한 결실을 맺습니다. 부부는 하느님의 선물인 자녀를 교육하는 일, 특히 신앙 교육에 힘써야 합니다. 자신들에게 있어 소중한 보물인 신앙을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말과 모범으로 자기 자녀들을 위하여 최초의 신앙 선포자가 되어야 하며, 각자의 고유한 소명을 특별한 배려로 육성하여야”(《가톨릭 교회 교리서》 1656항) 합니다. 그리고 가정은 인내와 노동의 기쁨, 형제애, 거듭되는 너그러운 용서, 그리고 특히 기도와 삶의 봉헌을 통하여 하느님 경배를 배우는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1657항 참조) 그러기 위해서 부모가 먼저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충실해야겠습니다. 부부가 자신의 고유함을 유지하면서도, 서로에게 녹아들어 새로운 하나의 인격, ‘혼인 인격’을 이루며 서로 사랑하는 삶의 모습은 자녀에게 주는 가장 충실한 교육이요,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부부는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창세 2,24; 마태 19,5; 에페 5,31)라는 말씀을 살아가야 합니다. 혼인을 하고 가정을 꾸밈으로써 그로부터 자신들의 부모에 대한 의존 관계는 끝나고, 대신 부부 간의 상호 협력과 의존의 관계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부부는 짝으로 서로 온전히 결합되어야 하지만 그 일치 안에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한편이 다른 한편에게 철저히 의존하거나, 또는 맹목적으로 한편에게 묶어 두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부부생활은 한 곳을 함께 바라보며 동반자요, 협력자로서 걸어가는 삶이어야 합니다. 부부는 육체적으로 한 몸이 될 뿐 아니라, 정신적 · 영적으로도 갈림이 없는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처럼 부부는 ‘한 몸 한마음’ 공동체로 살아가기에 내면의 세계만이 아니라, 외적 분위기까지도 서로 닮아가나 봅니다. 부부는 혼인 때의 ‘첫 마음’, 즉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에페 5,25)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매년 혼인 기념일에 사진을 찍으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의 결심을 해 보면 어떨까요? 자신의 소중한 배우자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체험해야겠습니다. [길잡이, 2017년 9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3,01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