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전례ㅣ미사

[미사] 성경을 통해 바라보는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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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29 ㅣ No.1632

주교좌명동본당 사순 특강 (2) ‘성경을 통해 바라보는 미사’


부활하신 예수님 만나는 체험, 미사

 

 

미사는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자리다. 예수님과 일치하는 관계로 이끄는 것, 그것이 미사다.

 

헨리 나우엔 신부님은 저서 「뜨거운 마음으로」를 통해 엠마오로 가는 길의 두 제자를 묵상하면서 상실, 현존, 환대, 일치, 사명의 다섯 단계로 미사 의미를 설명한다. 미사는 예수님을 잃은 상실의 아픔을 체험하는 참회,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말씀의 전례, 엠마오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청하는 신앙고백, 주님께서 우리와 하나가 되시는 성찬의 전례, 복음을 선포할 사명을 받는 파견 예식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향한다. 그들은 예수님을 잃은 실망과 절망 속에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주님을 만났던 때를 잊는다. 주님을 다시 만나기 위해 우리는 미사를 봉헌한다. 거룩한 성찬례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가 참회 예절이다. 나의 죄를 마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죄를 마주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참회를 만날 수 없다.

 

말씀의 전례는 하느님과 우리가 대화하는 구조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도 예수님과 동행하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면 우리의 고정 관념을 내려두고 진심으로 그분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내를 가지고 예수님 곁에 머물러야 한다. 그러면 엠마오의 두 제자들이 느낀 것처럼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할 것이다.

 

엠마오의 제자들은 예수님께 머물다 가시기를 요청한다. 우리의 마음에 예수님을 모신다는 의미다. 나에게 큰 의미가 되는 분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우리는 간절히 예수님을 붙잡아야 한다. 구원을 믿고 고백하는 신앙고백이다.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단계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집으로 들어가 빵을 떼어 나누어주셨다. 그때 제자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게 됐다. 성찬의 전례다. 그분의 사랑을 통해 온전히 그분과 결합했다. 예수님의 몸과 피를 통해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었다. 예수님의 몸과 피의 성사, 성체성사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온전히 자기 자신을 내어주신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엠마오의 제자들 앞에서 사라지신다. 예수님께서는 사라지신 것이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 현존하시고 계신다. 제자들은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빵의 형상, 포도주의 형상으로 오시지만, 그분이 나의 하느님이라고 믿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주님, 제가 주님이고 제가 당신이고 당신이 저입니다”라며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영성체를 통해 절망에서 희망으로 향하는 은총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눈이 열려 신앙 공동체를 바라볼 시야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파견의 단계다.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체험한 주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 엠마오의 제자들은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도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그들에게는 본인의 위험보다 예수님께서 살아나신 사실을 알려야 하는 사명이 더 중요했다. 복음을 선포하는 사명은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믿고 사람들에게 이를 전하는 것이다. 

 

미사는 역동적이고 생생한 자리다. 우리는 그분의 부재를 아파하고, 자비를 믿고, 그분께 다가가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과의 일치를 경험하고, 뜨거워지는 벅찬 감동을 느끼는 일련의 과정을 미사 안에서 경험한다. 미사를 사랑하고 미사 은총을 공동체와 나누기를 바란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3월 26일, 이영제 신부, 정리=맹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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