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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인(聖人) 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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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14 ㅣ No.342

[영혼을 여는 문 '이콘'] 성인(聖人) 이콘 (1)

 

 

- 이콘 형식으로 묘사한 마더 데레사 성녀.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그리고 성공회는 성인(聖人)들을 공경하고 세례 때 그분들의 이름으로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

 

성인들은 우리보다 먼저 신앙을 갖고 믿음의 생활을 하셨던 신앙의 선조들로서, 이 세상에 사는 동안 하느님과의 일치 속에 거룩하게 살며 신앙인으로서의 귀감을 보여주었던 분들이다. 또한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증거 하다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말한다.

 

하느님은 이런 사람을 통해 때로는 기적(奇績)도 보여 주신다. 순교자(殉敎者)이거나 혹은 기적(奇績)을 2회 이상 일으킨 이들은 복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엄격한 조사와 까다로운 수속을 통해 기적(奇績)이 입증되고 그의 삶이 모범적이며 신앙의 귀감이 된다고 판단되면, 시복식(諡福式)을 통해 복자품(福者品)에 올려지게 되고 이들을 복자(福者)라 부르게 된다. 가경자(加敬者)일 경우는 공적(公的)으로 공경하지 않지만, 복자품(福者品)에 오르면 특정 지역이나 단체에서 공경할 수 있다. 복자(福者)가 된 이후 다시 두 번 이상 기적(奇績)이 일어나고 이것이 사실로 입증되면, 시성식(諡聖式)을 거쳐 성인반열에 오르게 된다. 성인이 되면 전 세계 신자들이 공경하게 되며, 교회 축일표에 정식으로 오르게 된다.

 

정교회도 시성하는 절차 등이 서방 가톨릭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만 서방교회는 로마 교황청의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데에 반해, 동방의 교회들은 총대주교가 중심이 되는 지역별로 독자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에 차이가 있다.

 

성인의 축일(祝日)은 보통 그들이 이 세상을 떠나신 날로 정해진다. 성인(聖人)들은 지상에서 사는 동안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고 드러내기 위해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들을 이겨내고 희생한 분들이라, 하느님께서는 연옥의 보속 없이 바로 천국에로 올려주신다고 믿는다. 따라서 그분들의 순교일 혹은 사망일은 바로 천상에서의 새로운 삶으로 태어난 날 즉 그들이 하느님과 만나 영원한 행복(幸福)을 누리기 시작하신 날이다.

 

성인들의 이콘은 대개 그 자신들의 삶과 관련된 상징들이 함께 그려지는데, 순교자인 경우 그 자신이 당한 순교 형구가 많이 그려진다. 가령 성 라우렌시오는 불이 지펴진 석쇠에 올려져 순교했기에, 석쇠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순교한 성인의 경우 가톨릭의 성화에서는 승리와 영광의 상징인 팔마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정교회에서는 작은 십자가를 든 모습으로 묘사하곤 한다. 성 김대건 신부도 나뭇가지 하나를 든 모습으로 자주 묘사하는데, 바로 이 나뭇가지가 순교자를 상징하는 팔마가지다.

 

*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 국내 이콘 분야에서는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정교회 모스크바총대주교청 직할 신학교에서 ‘비잔틴 전례와 이콘’ 과정 등을 수학한 후 디플로마를 취득, 이콘 화가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1992년 사제품을 받았다.

 

[가톨릭신문, 2017년 3월 12일,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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