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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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팔일 축제 제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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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12-28 ㅣ No.143229

성탄을 준비하면서 특강을 하였습니다. 코로나의 상황으로 직접 가지는 못했고, 영상으로 녹화해서 보내드렸습니다. 사람이 없는 텅 빈 성당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입니다. 한 신부님의 제안으로 각자 선물을 준비해서 성탄 선물을 교환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습니다. 선물은 받는 사람에게도 기쁨이지만 주는 사람에게도 설렘입니다. 선물을 준비하면서 예전에 본당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제대 앞에 구유를 만들었습니다. 구유 안에는 성모님, 요셉 성인, , 양이 있었고, 천사들이 있었습니다. 홍보분과 자매님의 제안으로 성탄 트리에 카드를 달았습니다. 카드에는 예수님께 드릴 선물이 적혀있었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을 찾아뵙고 대화하기, 시각 장애인에게 가서 선물하기, 성당 화장실 청소하기, 연탄이 필요한 가정에 연탄 사다드리기, 군에 입대한 본당 청년에게 선물 보내기, 혼자 계신 어르신 모시고 식사하기와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성탄 밤 미사가 끝나고 필요하신 분들은 하나씩 가져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트리에 달려있던 카드를 모두 가져갔습니다. 주님께 선물을 드렸던 따뜻한 성탄이었습니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이런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들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나.” 저는 신학교에서 신학을 배우면서 알았지만 어머니께서는 신학을 배우지 않았어도 체험으로 알고 계셨습니다. 예전에 이런 글도 읽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주교님을 모시고 섬에 사는 공소 신자들을 방문했습니다. 신부님이 안 계시는 곳이라서 신자들은 교리를 잘 몰랐고, 기도문도 잘 몰랐습니다. 주교님께서 교리를 가르쳐주시고, 기도문도 알려 주셨습니다. 섬을 떠나서 가고 있는데 공소 회장님이 물 위를 뛰어서 오고 있었습니다. 신부님도 주교님도 모두 놀랐습니다. 물 위를 뛰어 왔기 때문입니다. 배 위에 오른 공소 회장에게 주교님이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습니다. 회장님은 주교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문 중에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왔는데 배는 이미 출발했고, 급한 김에 뛰어 왔다고 합니다. 주교님은 지식으로 신학은 잘 알았지만 믿음은 공소 회장님보다 약했음을 알았습니다. 주교님은 공소의 교우들을 무시한 것을 뉘우쳤고, 공소 회장에게 기도를 청했습니다. 많이 아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도, 신화와 허구가 아닌, 실제 있었던 역사이며 사건입니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들의 아이처럼 백일잔치와 돌잔치를 했을 것입니다. 오늘 시메온은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시메온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시메온은 예수님께 온 마음을 다해서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대사제는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율법학자도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구세주이신 예수님을 알아본 것은 밤을 새워 양들을 돌보던 목동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요한 사도는 신앙인이라면, 어둠을 벗어나 빛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빛의 세계에 있다고 하면서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지 못하면 이는 허구요, 관념이라고 말을 합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이제 한해가 이틀 남았습니다. 나의 신앙을 관념과 허구의 틀에 가두기보다는 실천과 행동으로 드러내는 한해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2020년 한 해를 돌아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씀을 실천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희망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희망은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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