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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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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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9-28 ㅣ No.141075

1998년의 기억입니다. IMF의 거센 파도가 밀려 올 때입니다. 많은 기업이 파산하였고, 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인 직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저 역시도 그 파도를 온 몸으로 맞아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국민도, 국가도 갈 길을 몰라 방황하였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한국의 박세리 선수가 US 오픈 골프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하였습니다.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서 어렵게 공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승하였습니다. 한국 국민은 금 모으기운동을 하였습니다. 국가의 빚을 갚아나갔습니다. 한국은 IMF라는 깊은 수렁에서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22년이 지났습니다. 저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파도를 잘 넘을 수 있었고, 가족들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2020년입니다. 코로나19라는 파도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덮치고 있습니다. K 방역으로 코로나19를 잘 막아내던 한국도 감염자가 늘어 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마스크가 일상이 되면서 이웃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많은 사람이 생활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지친 일상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신앙생활도 힘들어졌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2월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4관왕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영화가 가장 세계적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9월에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가 미국의 노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BTS의 음악성, 순수함, 진솔함, 메시지가 미국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22년 전 IMF의 파도를 잘 넘어갔듯이, 이번 코로나19의 위기도 함께하면 또한 넘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대천사 축일입니다. 천사는 하느님의 뜻을 전해 주는 사명이 있습니다. 천사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사명을 지녔습니다. 미카엘 대천사의 이름은 누가 하느님과 같으냐?’라는 뜻을 지닙니다. 전승에 따르면, 사탄이 하느님을 거슬러 반역을 일으켰을 때, ‘누가 감히 하느님처럼 구느냐?’라고 호통을 친 데서 비롯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카엘 대천사는 악의 세력과 싸워 승리를 거둔 지도자로 소개됩니다. 교회는 미카엘 대천사를 악마의 유혹으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고, 임종하는 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보호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라파엘 대천사의 이름은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구약 성경의 토빗기에 나옵니다. 청년 토비야를 먼 곳까지 안전하게 안내하여 아버지의 심부름을 완수하게 하고, 아내 사라를 맞이하게 도와주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대천사는 임무를 다 마치고 토비야에게 자신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나는 영광스러운 주님 앞에서 대기하고 또 그분 앞으로 들어가는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인 라파엘이다.’ 교회는 라파엘 대천사를, 이 세상의 삶을 잘 마치고 영원한 천국으로 무사하게 순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주는 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사람’, ‘하느님의 권세’, ‘하느님께서 당신을 권세 있는 분으로 드러내셨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다니엘에게 나타나 환시를 보여 주었으며, 무엇보다 즈가리야에게 나타나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그리고 나자렛의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해 주었습니다. 가브리엘인 저의 축일이기도 합니다. 제가 원해서 정한 세례명은 아니지만 저는 가브리엘 세례명을 좋아합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기 때문입니다.

 

천사는 하얀 옷을 입고, 날개를 달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사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박세리는 운동으로, 봉준호는 영화로, BTS는 음악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우리들 역시 기쁜 소식을 전해 줄 수 있다면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한 사람,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 불쌍한 이웃을 도와주는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 옳고 그름을 알아 늘 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날개가 없어도 천사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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