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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벽난로] 익명의 너를 신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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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벽난로 [focobooks] 쪽지 캡슐

2020-07-01 ㅣ No.974

 

공동선(共同善)을 위한 경제

 

 

최근 한국 사회의 화두 중에 하나는 ‘대안 경제’이다. 많은 이들이 경제 위기에 대해 말하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저성장과 양극화에 대해 우려하면서 더 이상 기존의 경제 시스템과 관행만으로는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고들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시민 경제 등 ‘대안 경제 모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한국 사회경제에 적용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마침 이 같은 시점에 사회적 경제와 시민 경제학의 대가(大家)이며 이탈리아 로마 룸사(Lumsa) 국립가톨릭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 박사가 방한해 20165 20일 국회 도서관에서 <모두를 위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도서출판 벽난로에서는 브루니 교수의 방한을 계기로 그의 대표 저서 중의 하나인 『익명의 너를 신뢰하라』를 출간하였다.

저자는 세계 경제위기 등 한계에 도달한 오늘의 자본주의 경제 상황에서 ‘공동선(共同善)을 위한 경제’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경제사를 관통하는 ‘시장(市場)과 인간’이라는 주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오늘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핵심 원인 중의 하나는 “시장에서 이윤의 극대화만을 기계적으로 추구하고, 그 시장의 진정한 주인공인 인간 대 인간의 관계는 경시한 결과”임을 예리하게 분석해 내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 6

 

1. 믿음 …… 17

 

   •지붕을 뚫다

 

2. 희망 …… 30

 

   •보물창고

 

3. 아가페 …… 41

 

   •위대한 새벽

 

4. 신중함 …… 55

 

   •면역된 연대성

 

5. 정의 …… 66

 

   •불평등을 넘어서

 

6. 굳셈 …… 78

 

   • 약함의

 

7. 절제 …… 88

 

   •궁핍을 넘어서

 

결론을 내지 않기 위한 결론 …… 101

 

 

“… 한마디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잇는 단어들이 있다. 정의(正義), (), 진리(眞理)라는 단어는 힘과 전체성(全體性)을 지니기에, 그 뜻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 다른 형용사를 곁들이지 않아도 된다. 참되게 살아가는 사람, 정직한 사람, 아름다운 삶에 무엇을 더 덧붙여야 하겠는가. ‘믿음이란 단어는 위대하고 절대의미를 지닌 몇 안되는 이런 말 중에 하나다. 재산과 돈은 없어도 오래 제대로 살 수 있지만, 믿음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우리는 모두 믿음을 가질 수 있다. 각 사람의 내면에는 저 너머를 향해 열려 있는 이 있다. 이 창은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경우에도, 거기에 그대로 남아있는 작은 틈새와 같다. 심지어 우리가 이 틈새를 막아 버리고, 그 자리에 대신 책장이나 텔레비전을 놓으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 틈새는 여전히 거기에 그대로 남아 있다. 믿음이라는 말은 인간과 관련해서 참으로 거대한 말이기에 또한 경제에 관련된 말이기도 하다. …”

 

“자본주의라는 종교가 만들어낸 믿음은 더 이상 이 같은 인간관계 면에서 신뢰와 당사자 개인의 신뢰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경제적 관계에서 개성과 인격을 앗아가는 그 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경제 관계의 비인격화 과정은 그 이후 점차 자라나, 결국 우리 시대에 와서 최근의 경제 위기가 글자 그대로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경제 위기를 부른 원인의 상당 부분은, 신뢰에 바탕을 둔 인간관계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금융 시스템, 곧 경제적 재화를 창출해 주는 그 신뢰의 인간관계들과는 무관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던 데에 있다.

그리하여 어떤 기업이 건실하나 어려움에 처해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에도, 자본주의 시스템을 따르는 은행이라면, 너무나 자주 그리고 점점 더, 신용장도, 사람들 간의 만남도 없이, 그저 컴퓨터 시스템의 알고리듬(algorithm)에서 나온 대출심사 결과 수치(數値)에 따라서만 응답하곤 하며, 이로써 비인간적인 응답 방식이 되고 만다.

우리 시대의 경제 위기가 우리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는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서로 만나야 하고, 사람들을 신뢰해야 하며 그들의 취약성까지도 신뢰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와 금융 거래에서 상대편의 얼굴을 대면하는 만남의 기회를 잃어버리면, 이 같은 거래는 비인간적인 지점들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각자가 자기 영역에서부터 시작하여 모든 차원에서 피데fides(‘믿음, 신뢰’를 의미하는 라틴어)를 다시 찾고 활성화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전략이나 그 어떤 정부도 진정 우리를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 본문 중에

 

, 저자는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만이 시장경제를 새롭게 건설할 수 있고, 갈등과 대립, 분열로 점철된 오늘의 인류 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유럽 경제사와 문화사,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 등을 두루 섭렵하며, ‘시장경제에서 인간관계’가 지니는 중요성을 경제사(經濟史) 및 철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해 준다. 한마디로 오늘의 경제위기의 근원과 그 해법은 ‘인간’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인간관계의 핵심에는 특히 ‘신뢰’라는 것이 있다. 곧 ‘피데스(fides)-믿음’은 시장의 탄생에도 필수적인 요소였고, 모든 시장경제의 기본이 되는, “내가 모르는 사람을 왜 믿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함으로써, 대규모 상업 거래의 바탕이 되었음을 분석한다.

 

“유럽에서 경제 행위가 시작되고 있던 여명기에, 곧 상인들이 이 도시 저 도시로 옮겨 다니거나 유럽의 큰 강줄기를 따라 형성되었던 장()터에서 서로 만나곤 했을 당시에는, 아직 사법 체계와 재판 절차, 제재 규정이 아주 취약했고, 종종 전무(全無)하기도 했다. 따라서 당시의 복합적이고, 위험성이 따르고,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상거래에서는 진정 상대를 믿어야만 했다. 상대편도 양심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몫을 제대로 하리라, 또 제대로 납품하리라고 믿고 들어가는 신뢰야말로 ‘믿음’이 주는 중요한 보증이었다. 모르는 사람을 믿을 수 있었던 것은, 깊이 따지고 보면 그 상대편도 사실 전혀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상대편도 나처럼 그리스도인으로서 같은 신앙을 갖고 있고 그 신앙에 충실한 사람이기에, 나도 그를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능했다.

이처럼 피데스fides(믿음, 신뢰, 미더움)로 인해 거대한 유럽 대륙은 페리클레스 시대에 융성했던 그리스의 폴리스polis와 같은 공동체를 형성하여, 혈족의 울타리를 넘어 물물교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필리아philia를 이루었다. 그 폴리스가 이제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훨씬 더 광범위해졌고, 폴리스에서 매우 넓게 확장된 시장은 부()를 배가해 주었고, 상업적, 사회문화적, 종교적 만남도 더욱더 늘어나도록 해 주었다. 믿음은 신뢰를 낳았고, 신뢰는 시장과 부를 낳았다. 유럽은 바로 이 피데스-신뢰--믿는 것-신용이 낳은 결실이다. - 본문 중에

 

공유(共有)경제EoC - Economy of Communion는 복음적 나눔과 공유의 정신에 따라 모든 경제활동의 패러다임과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포콜라레운동의 프로젝트이다. 이 운동의 창설자 끼아라 루빅은 1991년 브라질을 방문하면서 비행기에서 상파울루를 내려다보았을 때, 대도시의 화려한 고층빌딩 주변을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파벨라스(favelas) 빈민촌을 보게 된다. 부자들의 세계를 빙 둘러싼 수많은 가난한 이들의 삶의 현실이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관’을 연상케 한다고 했던 어느 가톨릭 주교의 말을 떠올리면서 끼아라는 이 극심한 빈부 격차의 현실을 치유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작해야 함을 강하게 느낀다.

이 같은 영감으로부터 끼아라는 1991 5 29일 상파울루 인근 마리아폴리 지네타 소도시에서 새로운 기업운영 방식으로서 ‘공유경제’를 제안한다. 즉 기업을 설립해서 유능한 경영인에게 운영을 맡기고 이윤을 창출하되, 이윤의 삼분의 일은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또 다른 삼분의 일은 이 정신을 삶으로 실천할 새 사람을 양성하는 데 사용하며, 나머지 삼분의 일은 기업의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자는 것이었다. 이 같은 제안은 브라질과 남미의 포콜라레 공동체에 즉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 운동의 소도시들 인근에 공유경제 업체들의 산업 생산단지가 설립되기 시작했다. 다른 대륙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여러 업체들이 생겨났다. 공유경제는 부자가 케이크의 한 조각을 떼어서 선심 쓰듯이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존엄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케이크를 함께 키워 나가고 궁극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도 자신의 것을 내어줄 수 있도록 하는 ‘주는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서 인간관계와 삶 자체의 복음적 변화를 추구한다.

필리핀의 카바얀Kabajan 은행, 이탈리아의 MECC 마이크로 크레딧(소액 대출) 은행,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쿠쉬네티Umbria cuscinetti(민간항공기 부품생산 회사, 직원 1,000) 2015 10월 현재 세계 각지의 공유경제EoC 사업businesses은 총 811개에 달하며 그중 유럽은 463(이탈리아 263), 남미 220, 북미 26, 아시아 18, 아프리카 84개이다.

지난 25년간 공유경제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도 발전을 거듭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관련 학술 세미나와 대회가 약 1천회에 걸쳐 열렸고, 이미 4백여 개의 학위 논문이 나왔다. 또한, 대만 타이베이의 공유경제EoC 학과, 이탈리아 로피아노의 소피아 대학원 대학 등 공유경제를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지은이 소개

루이지노 브루니Luigino Bruni는 이탈리아 국립 가톨릭대학인 로마의 Lumsa 대학 정치경제학과 정교수로서 특히 시민경제와 경제윤리에 대한 연구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공유경제EoC-Economy of Communion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 역할도 하고 있는 그는 이탈리아 가톨릭 일간지인 『아베니레Avvenire』를 비롯해 여러 신문에도 기고하고 있다. 근년에 발간된 그의 책들 중에는 『경제의 또 다른 목표, 무상성(無償性)과 시장』(알레산드라 스메릴리 공저, 치타누오바 출판사, 2014)『노동에 기초해서』(Vita e Pensiero, 2014) 등이 있다.

 

옮긴이 소개

김석열은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오스트리아 빈 응용예술대학교Angewandte Kunst에서 도시전략디자인Urban Stratgies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건축가로서 실무에 종사하면서 도시적, 사회적 공간의 재해석을 통한 건축공간들 간의 지속적인 재결합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

 

출판날짜 : 2016 0520

교회인가 : 20160422

    : 112

I S B N : 979-11-85597-21-8 (0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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