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십자가에 못박음 (내용이 길어서 자동 삭제된 부분)

스크랩 인쇄

박현희 [yesyes] 쪽지 캡슐

2019-12-15 ㅣ No.134581

이제는 십자가가 구덩이 근처로 끌려가는데, 십자가가 고르지 못한 땅위를 지나며 튀어올라 십자가에 못박히신 가엾은 분을 흔든다. 십자가를 세우는 데 두 번이나 그것을 세우는 사람들의 손에서 빠져 나와 한번은 갑자기 떨어지고 , 또 한번은 십자가의 오른팔 쪽으로 떨어져 예수께 무서운 고통을 준다. 흔들리는 바람에 상처를 입은 지체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십자가를 구덩이에 떨어뜨리자 돌과 흙으로 움직이지 않게 하기 전에는 사방으로 흔들거리면서 세 개의 못에 매달려 있는 가엾은 육체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니, 고통이 혹독할 것이 틀림없다.


몸의 무게 전부가 앞으로 그리고 아래쪽으로 움직이면서 구멍들이 넓어지는데, 특히 왼손의 구멍이 넓어지며, 발의 구멍도 넓어지면서 피가 더 세차게 흘러내린다. 발의 피는 발가락으로 해서 땅과 십자가 나무에 떨어진다. 그러나 손의 피는 팔의 위치 상으로 손목 쪽이 겨드랑이 쪽보다 높기 때문에 아래팔을 따라 흘러내리고, 또 겨드랑이에서 허리 쪽으로 양 옆구리를 따라서도 흘러내린다. 가시관은 십자가가 고정되기 전에 흔들릴 때에 머리가 뒤로 젖혀지기 때문에 움직이면서 찌르는 가시관의 끝부분이 되는 큰 가시 매듭을 목덜미에 박는다. 그리고는 다시 이마로 돌아와서 자리를 잡으며 할퀴고, 사정없이 또 할퀸다.


마침내 십자가가 제자리에 잘 세워졌고, 이제는 매달려 있는 고통밖에 없다. 도둑들을 일으켜 세우는데, 그들은 수직으로 세워지자마자 손목을 쓸고 손을 시꺼멓게 하고 밧줄에서 오는 고통 때문에 핏줄이 밧줄 모양으로 굵게 되어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것처럼 비명을 지른다. 예수께서는 말씀이 없다. 반대로 군중은 이제는 입을 다물지 않고 요란스러운 야단법석을 다시 시작한다.


이제는 골고타 야산 꼭대기에 전승의 기념품과 파수병이 있다. 가장 높은 경계에 예수의 십자가가 서 있고, 그 양옆에 다른 두 개의 십자가가 서있는 것이다. 100인대의 반수가 꼭대기를 빙 둘러싸고 무기를 발 앞에 내려놓고 있고, 무장한 군인들의 이 원에는 이제는 말에서 내려 사형수들의 옷을 놓고 주사위를 던져 노름을 하는 기병 열 사람이 있다. 예수의 십자가와 오른쪽 십자가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은 론지노이다. 그는 박해받은 왕의 친위대 노릇을 하는 것 같다. 100인대의 나머지 반은 필요하면 사용되기를 기다리면서 왼쪽에 있는 오솔길과 아래쪽에 있는 광장에서 쉬며 론지노의 부관의 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병사들 편에는 거의 전적인 무관심이 있을 뿐이다. 오직 한 사람만이 어쩌다가 얼굴을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 쪽으로 든다. 


이와는 반대로 론지노는 모든 것을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마음속으로 대조하고 판단한다. 그는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을 대조하고, 특히 그리스도를 구경꾼들과 대조한다. 그의 날카로운 눈은 세밀한 점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더 잘 보려고 손으로 눈을 보호하는 것을 보면 햇빛이 방해가 되는 모양이다. 사실 그것은 불이 난 것과 같은 붉은 빛이 도는 노란색의 이상한 태양이다. 그러다가 유다의 산맥 뒤에서 갑자기 솟아서 하늘을 빨리 건너질러 다른 산들 뒤로 사라지는 새까만 구름 때문에 별안간 화재가 꺼지는 것 같다. 그리고 해가 다시 나타나면 그 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이 그것을 견디어내기가 몹시 어려울 지경이다. 론지노는 둘러보다가 비탈 바로 밑에서 고민하는 얼굴로 아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마리아를 본다. 그는 주사위 놀이를 하는 병사 한 사람은 불러서 말한다. 

 

"어머니가 같이 모시고 있는 아들과 같이 올라오고 싶으면 오라고 해라. 그이를 데려오고 도와주어라."


그래서 마리아는 그분의 "아들"로 생각하는 요한과 같이, 아마 백토를 파서 만든 것 같은 작은 층계를 통해서 올라와 군대의 경계선을 넘어서 십자가 아래에 가신다. 그러나 당신의 예수님에게 잘 보이게 하고 예수를 잘 보기도 하려고 조금 떨어져 계시다. 군중은 즉시 어머니를 그분의 아들에게 하는 모독적인 말과 겹쳐서 가장 무례한 욕설을 퍼붓는다. 그러나 어머니는 하얗게 된 떨리는 입술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아들의 기운을 돋구어 주려고만 애쓰시는데, 의지의 힘으로는 억제하지 못하는 눈물이 그 미소 위에 떨어진다.


사제들과 율법학자,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 헤로데 당원들 및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위시한 사람들은 깎아지른 길로 해서 올라와 마지막 언덕을 끼고 돌아 다른 길로 해서 내려가던가 그 반대로 하여 일종의 회전목마 놀이를 하는 것으로 기분전환을 얻는다. 그리고 꼭대기 아래 둘째 작은  광장에서는 죽어가는 이에게 경의를 표하느라고 그들의 모독적인 말을 바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인간이 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음담패설, 잔인함, 모든 증오와 미친 짓이 그 악마같은 입에서 쏟아져 나온다. 가장 악착스러운 자들은 성전의 사제들과 그들을 돕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다.


"그래? 인류의 구세주인 네가 왜 너 자신을 구하지 못하느냐? 네 왕 베엘제불이 너를 버렸느냐? 너를 모른다고 했느냐? "하고 세 사제가 외친다. 

 

또 유다인의 한 떼는 이렇게 말한다. 

 "닷새 전만 해도 마귀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에게 너를 영광스럽게 하겠다고 말하게 하던 네가...하! 하! 하! 어떻게 아버지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일깨우지 못하느냐?"


또 바리사이파 사람 셋은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 저자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다른 사람들을 구원했다고 말했지! 그런데 저 자신은 구원하게 되지 못한단 말이야! 우리가 너를 믿었으면 좋겠지? 그럼 기적을 행해라. 할 수 없다구,응? 지금은 손이 못박히고 벌거숭이가 돼서."


그리고 사두가이파 사람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병사들에게 말한다. 

"그자의 옷을 가진 자네들 저주를 조심하라구! 저자는 그 안에 지옥의 표를 가지고 있단 말이야.!"


한 떼가 목소리를 맞추어 말한다. "십자가에서 내려오너라. 그러면 너를 믿겠다. 네가 성전을 허문다지...미치광이!...저기 저 영광스럽고 거룩한 이스라엘의 성전을 봐라. 성전은 건드릴 수 없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야! 그런데 너는 죽어간다."


다른 사제들은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구? 그럼 거기서 내려와 봐라. 네가 하느님이면 우리를 벼락으로 쳐라. 우리는 너를 무서워하지 않고, 너한테 침을 뱉는다." 하고 말한다.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은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말한다.

 "저자는 울줄밖에 몰라. 네가 간선된 자라는 것이 사실이면, 너 스스로를 구해라!"


병사들을 이렇게 말한다." 너 자신을 구하란 말이다! 그래서 이 빈민굴,이같은 빈민굴을 잿더미로 만들어라! 그렇다! 제국의 빈민굴이다. 천민인 유다인들, 너희가 바로 그런자들이다. 그렇게 해! 그러면 로마가 너를 쥬피터의 신전에 모시고 신처럼 경배할 것이다!"


사제들은 그들의 한패거리들과 같이

"십자가의 팔보다 여자들의 팔이 더 부드러웠지? 자 보라구, 그 팔들이 네...(그들은 상스러운 말을 한다) 를 받으려고 벌써 채비를 하고 있다. 예루살렘 전체가 제 신랑 신부 들러리 노릇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하며 마차꾼들처럼 휘파람을 분다.

 

다른 사람들은 돌을 던지며 말한다. "너는 빵을 많아지게 하니 이 돌들을 빵으로 변하게 해라."


다른 사람들은 성지주일의 호산나를 흉내내서 나뭇가지들을 던지면서 외친다.

 "마귀의 이름으로 오는자, 저주받으라! 그의 나라가 저주받으라! 저 자를 산 사람들과 떼어놓는 시온에게 영광있으라!"


바리사이파 사람 하나는 십자가 앞에 서서 주먹을 내밀고 집게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으로 뿔 모양을 해 보이면서 말한다. 

"너는 '시온의 하느님께 너를 맡긴다'고 말했지? 이제는 시온의 하느님이 너를 영원한 불에 넣을 준비를 하신다. 왜 요나를 불러서 도와달라고 하지 않느냐?"


또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머리로 받아서 십자가를 망그러뜨리지 말아라. 그 십자가는 네 신자들에게 쓰여야 한다. 많은 무리가 네 십자가 위에서 죽을 것이다. 나는 야훼를 걸고 맹세한다. 그리고 우선 라자로부터 여기에 못박겠다. 이제 네가 그를 죽음에서 구해내는지 우리가 지켜보겠다."


"그래! 그래! 라자로의 집으로 가자! 그자는 십자가 뒤쪽에 못박자"


그러면서 예수의 느린 말씀을 앵무새처럼 흉내내며 말한다.

"내 친구 라자로야, 밖으로 나오너라!  라자로를 풀어서 가게 내버려두시오."


"아니야! 저 자는 제 아내들인 마르타와 마리아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하고 말했어. 아! 아! 아! 부활이 죽음을 물리치지를 못하고 생명이 죽는단 말이야!"


"저기 마리아와 마르타가 있다. 저들에게 라자로가 어디 있는지 물어서 찾아가자" 

 

그러면서 그들은 여자들 쪽으로 가서 거만하게 묻는다.

"라자로는 어디 있어? 궁궐에?"


그러자 다른 여자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며 목동들 뒤로 피해가는데 마리아 막달레나는 앞으로 나아오며 고통 가운데에서 옛날 죄의 생활을 할 때의 대담성을 되찾아 말한다.


"가라. 너희는 벌써 궁궐에서 로마의 병사들과 내 소유지의 무장한 500명을 만날 것이다. 그들이 너희를 맷돌질하는 노예들에게 먹일 늙은 염소 모양으로 거세할 것이다."


"뻔뻔 스러운 년!  네가 사제들에게 그렇게 말하느냐?"


"신성 모독자들! 파렴치한들! 저주받은 자들! 돌아서라! 너희들 뒤에는 지옥의 불꽃 혀들이 있는 것이 내게 보인다."


비겁자들은 정말 공포에 질려 돌아선다. 그만큼 마리아의 단언은 자신만만하다. 그러나 그들 뒤에 불꽃은 없다 하여도 그들의 허리에는 끝이 날카로운 로마 군인들의 창이 있다. 과연 론지노가 명령을 내리니 휴식을 취하고 있던 100인대의 반이 보초를 서며 제일 먼저 만나는 자들의 엉덩이를 찌른다. 

유다인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100인대 반수는 두 길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작은 광장을 차단하기 위하여 남아있다. 유다인들은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로마가 더 강하다.


막달레나는 베일을 다시 내리고--그에게 욕하는 자들에게 말하려고 베일을 젖혔었다.--제 자리로 돌아간다. 다른 여자들도 마리아와 합류한다. 그러나 왼쪽의 도둑은 그의 십자가 위에서 욕설을 계속한다. 그는 남의 모독적인 말을 모두 모아 가지기를 원한 것 같아서 그것들을 모두 내놓으면서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너를 믿기를 원하면 너 자신을 구하고 우리도 구해라. 네가 그리스도라구? 넌 미치광이다! 세상은 교활한 자들의 것이고 하느님은 없다. 나는 있어. 이것은 참말이다. 난 뭣이든지 할 수 있다. 하느님? 웃기지 말라! 우리들더러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소리야. 우리의 자아 만세! 나만이 왕이고 하느님이다!"


다른 도둑, 오른편에 있는 도둑은 거의 발 아래 마리아가 있어 그리스도를 쳐다보는 것보다는 거의 마리아를 더 많이 내려다본다. 얼마 전부터 그는 "어머니" 하고 중얼거리며 울고 있다. 그는 말한다. 

 

"입 닥쳐. 너는 이 벌을 받는 지금도 하느님을 무서워하지 않냐? 왜 착한 양반에게 욕을 해? 그리고 그분의 형벌은 우리 형벌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런데 저 양반 나쁜 짓은 아무것도 안하셨단 말이다"


그러나 다른 도둑은 그의 저주를 계속한다. 예수께서는 말씀이 없다. 그 분의 자세가 그 분에게 강요하는 노력 때문에 그다지도 난폭한 형태로 당하신 채찍질과 피땀을 흘리시게 하였던 심각한 번민의 결과인 열과 심장과 호흡의 상태 때문에 숨을 헐떡이시며 발을 짓누르는 무게를 덜고 팔힘으로 손에 매달림으로써 고통의 경감을 얻으려고 애쓰신다.  어쩌면 벌써 발을 괴롭히고 근육이 떨림으로 나타나는 경련을 좀 이겨보려고 그렇게 하시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자세로 인하여 노력이 강요되는 팔의 섬유도 마찬가지로 떨린다. 팔의 끝부분은 높이 위치하였고 피가 손목까지는 이르기가 어렵고 게다가 못구멍으로 흘러서 손가락에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싸늘하게 얼어 있을 것이 틀림없다. 특히 왼손 손가락들은 벌써 송장같이 움직이지 않고 손바닥 쪽으로 구부러져있다. 발가락 까지도 고통을 나타낸다. 특히 엄지 발가락들이 그렇다. 아마 그 신경이 덜 상했기 때문에 일어서고 내려지고 벌어지고 하는가보다.


그리고 동체는 빠르지만 깊이는 없고 그분의 고통은 덜지 못하고 피로하게 하는 움직임으로 그 모든 고통을 나타낸다. 매우 넓은 갈비뼈, 이 육체의 구조는 완전하기 때문에 저절로 올라간 갈비뼈들이 이제는 육체가 취한 자세와 틀림없이 안에 생겼을 폐수종으로 인하여 필요 이상으로 팽창해 있다. 그런데도 갈비뼈들이 호흡하는 노력을 가볍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복부 전체가 그 움직임으로 점점 더 마비되어 가는 횡격막을 돕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충혈과 질식이 시시 각각으로 들어나서 귀와 관자놀이를 향하여 뺨에까지 퍼지는 것이 보여 주는 것과 같다. 코는 날이 서고 핏기가 없으며, 눈은 원을 이루며 쑥 들어갔는데, 그 원은 가시관으로 인하여 피가 흘러나간 곳에는 납 빛깔이다.


늑골이 궁형을 이룬 부위에 왼쪽 아래에는 심장 끝에서부터 시작하여 불규칙적이지만 맹렬하게 퍼져 나가는 타격을 볼 수있고, 또 가끔 안에서 일어나는 경련의 결과로 횡격막이 심하게 떨리는데, 이것은 상처입고 죽어가는 저 가엾은 육체 위에 퍼질 수있는 한도내에서 피부의 전적인 이완으로 나타낸다. 얼굴은 벌써 우리가 수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코가 비뚤어지고 한 편이 부어오른 모습을 띠고 있는데, 그 쪽에 있는 부기 때문에 오른쪽 눈을 거의 감고 계신 사실로써도 비슷한 것이 더해진다. 반대로 입은 벌어져있고, 윗 입술에는 상처가 있는데 지금은 딱지가 앉았다.


피를 흘린 것과 열과 태양으로 인한 목마름은 심한 모양이어서 예수께서는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땀방울과 눈물과 이마에서 콧수염까지 내려오는 핏방울도 마시고 그것으로 혀를 축이실 정도이다...가시관 때문에 동체를 십자가에 붙여 팔의 매달림을 돕고 발의 부담을 덜으실 수가 없게 된다. 허리와 척추 전체는 그분의 육체와 같이 매달린 육체를 앞으로 기울게 하는 타성의 힘 때문에 골반에서 시작하여 위쪽으로 십자가의 줄기에서 떨어져 있어서 바깥쪽으로 구부러진다.


작은 광장 저쪽으로 밀려난 유다인들은 욕설을 멈추지 않고 회개하지 않은 도둑은 그들과 호응한다. 지금은 어머니를 점점 더 커지는 동정으로 바라보며 울고 있는 다른 도둑은 욕설에 어머니까지 포함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회개하지 않는 도둑에게 호되게 대꾸한다.


"입 닥쳐라. 너도 한 여인에게서 났다는 걸 기억해라. 그리고 우리 어머니들도 아들들 때문에 울었고, 우리는 죄인들이기 때문에...그것은 부끄러움의 눈물이었다는 걸 생각해라. 우리 어머니들은 세상을 떠났다...나는 어머니에게 용서를 청하고 싶다...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어머니는 성녀였다...누가 나를 용서할까? 어머니, 돌아가시는 당신 아들의 이름으로 나를 위해 빌어 주세요."  


어머니는 잠시 괴로와하는 당신 얼굴을 쳐들어, 자기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어머니를 보는 것을 통하여 뉘우침으로 향해 가는 그 불행한 사람을 쳐다보시며 비둘기 같은 당신 눈으로 그를 어루만지시는 것 같다. 디스마는 더 크게 운다. 이것이 군중과 그의 동료의 조롱을 한층 더 푹발시킨다. 군중은 소리친다.

 

"잘됐다. 저 여자를 네 어미로 삼아라. 그러면 죄인 아들 둘을 두게 된다.!" 


또 다른 도둑은 한 술 더 뜬다. 

"저 여자는 네가 그의 제일 사랑하는 아들의 작은 판박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예수께서 처음으로 말씀하신다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 기도로 디스마에게서 일체의 두려움이 없어졌다. 그는 감히 그리스도를 쳐다보며 말한다.

"주님, 당신 나라에 들어가시거든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저는 여기서 고통을 당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저 세상에서는 제게 자비와 평화를 주십시오. 저도 한번 주님이 말씀 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생각으로 주님의 말씀을 물리쳤습니다. 이제는 뉘우칩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신 주님 앞에서 제 죄를 뉘우칩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신 주님 앞에서 제 죄를 뉘우칩니다. 저는 주님이 하느님에게 오신 것을 믿습니다. 저는 주님의 권능을 믿습니다. 주님의 자비를 믿습니다.  그리스도여 , 당신 어머니와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에게로 얼굴을 돌리시고 깊은 연민으로 바라보시며 고통을 당한 가엾은 입에 아직도 매우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것이다."


뉘우치는 도둑은 침착해진다. 그리고 어릴때 기도문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화살기도를 하듯이 이렇게 되풀이 한다. 

"유다인들의 왕이신 나자렛의 예수님, 저를 불쌍히 여기십시오. 유다인들의 왕이신 나자렛의 예수님, 예수님께 바랍니다. 유다인들의 왕이신 나자렛의 예수님, 예수님의 천주성을 믿습니다."


다른 도둑은 계속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한다.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진다. 이제는 구름들이 가까스로 찢어지며 햇살을 통과시킨다. 구름들은 오히려 찬 바람의 갑작스런 변화에 따라 어둡고 희고 푸르스름한 층을 이루며 몰리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한다. 그 찬 바람은 때때로 하늘을 돌아다니다가 땅으로 내려오고, 그런 다음에는 다시 자곤 한다. 그런데 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날카롭고 빠르게 불때보다 바람이 잘 때에 오히려 공기가 거의 음산하고 숨이 막히고 침체해 있다. 빛은 처음에는 지나치게 강렬하다가 지금은 푸르스름해지기 시작한다.


얼굴들이 이상한 모습을 띤다. 처음에는 번쩍번쩍하다가 지금은 푸르스름한 빛에 둘러싸인 것같이 된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잿빛 하늘 아래 서있는 병사들은 조각을 해 놓은 것처럼 딱딱한 옆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부와 머리카락과 수염이 대부분 갈색인 유다인들은 물에 빠져 죽은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여자들은 빛이 더 두드러지게 하는 핏기없는 그들의 창백함으로 인하여 푸른기가 도는 눈으로 만든 상같이 보인다. 

 

예수께서는 부패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고 돌아가신 것 같이 처참한 납빛이 되시는 것 같다. 머리가 가슴으로 숙여지기 시작한다. 힘이 빨리 빠진다. 타는 듯한 열이 있는데도 몸을 떠신다. 그리고 약해지시는 가운데 처음에는 마음 속으로만 부르시던 이름을 중얼거리신다. "어머니!" "어머니!" 하고. 

예수께서는 그 이름을 한숨쉬시듯이, 당신의 의지가 억제 하려해도 이미 할 수 없는 듯이 정신 착란을 벌써 느끼시는 것처럼 조용히 중얼거리신다. 

그리고 그때마다 마리아는 예수를 구조하려는 것처럼 그분께로 팔을 내밀지 않으실 수가 없다. 잔인한 자들은 임종하는 이의 그 경련과 그것을 같이하는 어머니의 경련을 비웃는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326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