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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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과 천상의 것 중 어느 것을 / 연중 제25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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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09-22 ㅣ No.13266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부모님 생일에 자녀들은 부모에게 선물을 드린다. 작은 것일지라도 부모는 매우 기뻐한다. 비록 선물을 받았지만, 이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준 것의 일부를 돌려받는 것일 게다. 그런데 자녀들이 커 돈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는 자신들이 부모에게 무엇인가 해 준다고 착각하기 시작한다. 부모가 아니면 할 수도 없었는데 조금 내어 주면서 곧 교만해지는 거다. 하느님 앞에서 인간도 그렇다. 내가 가진 것 다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나의 것이 될 수 없다. 그분에게서 받은 것 일부를 돌려드리는 것임에도 우리는 봉헌하면서 나의 것 드린다고 착각한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이는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이는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러니 불의한 재물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또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 몫을 내주겠느냐?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못 섬긴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긴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루카 16,10-13). 약삭빠른 집사의 비유 이야기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봉헌하거나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것 다 결국 그분 것이다. 나의 것이 아니니 불의한 재물인 거다. 내가 하느님과 이웃에게 주는 모든 것은 본디 다 그렇다. 다시 말해 그분 것을 다시 봉헌하고 그 일부를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이런 이는 봉헌하고 자선을 베풀면서도 스스로를 자랑할 수는 없다. 어차피 주님의 것을 내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니까.

 

사실 불의한 집사는 비윤리적이면서도 영리한 이다. 집사 주인은 재산을 제멋대로 낭비한 그를 해고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살길 찾으려 주인에게 빚진 이들을 불러 빚을 탕감해 준다. 주인은 매우 너그러운 이어서 그의 이 그릇된 행동을 나무라지 않고 칭찬한다. 실직의 위기에 있는 집사가 살아남으려고 애쓴 처사는, 세상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을 알려 주기에.

 

너희가 불의한 재물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 맡기겠느냐?” 우리가 비록 천상의 것을 추구하지만, 지상 재물을 관리하는 데에도 성실하여야 할게다. 재물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지 못하지만, 재물로 사귄 친구가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도움주기에. 우리가 빛의 자녀로서 천상의 것을 추구하더라도, 세상 것인 재물을 관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삶을 섭리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게으르고 무질서하게 살기를 바라지는 결코 아닐 게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이는 큰일에도 대단히 성실하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재물을 성실하게 관리해야 하는 그 뚜렷한 이유는 재물 자체가 우리 구원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때문이 아니라 성실한 삶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것이기에.

 

이처럼 구원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지만, 우리 삶의 결과이기도. 어쩌면 사람들은 살면서 참 생명이시며 사랑이신 하느님을 섬기기보다는, 잠시 있다가 곧 없어지고 말 재물, 명예 따위를 섬기기를 더 좋아하기도. 그래서 경제 살린다면서, 그분께서 주신 자연을 파괴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돈 앞에서는 부모 형제도 안중에 없다. 그러면서 죽어서는 영원한 생명 얻으려 안달이다. 구원받아 그것으로 나아가는 게 곧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판가름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 살아가면서 기도와 선행으로, 오직 하느님 섬기는 데에만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할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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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재물,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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