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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성지 달빛축제 울트라 도보순례를 하며 배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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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19-07-16 ㅣ No.131149

 

 

713일 토요일에 대구 한티성지에서 달빛축제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 행사 중 하나인 가실성당에서 한티성지까지 울트라 코스 순례를 신청해서 완주하고 왔습니다. 원래 행사 전에는 울트라 코스가 100명으로 인원을 제한했습니다. 저도 이 행사를 늦게 알아서 겨우 제가 100번째로 저를 끝으로 신청이 마감된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원하는 사람이 많아서 다시 추가로 200명을 더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신청을 하고 나서 이 코스를 걷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계속 걷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행사 보름 전에 딱 한 번 그나마 마산에서 조금 유명하다고 하는 무학산이라고 하는 산에 한번 다녀왔습니다.

 

작년 이맘때 한티를 갔다왔고 또 11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 압송로를 어떻게 무박으로 17시간 동안 걸어서 힘들게 힘들게 걸어 전동성당까지 나름 거의 60킬로미터를 완주했고 또 작년에 유섬이 도보길도 힘들었지만 300킬로미터 이상 도보를 했기에 불량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 정도 했기 때문에 이번에 한티가는길 울트라 코스 45.6 킬로미터 정도는 그래도 잘 하고 오지 않겠는가 하는 안일한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연습을 많이 하지 않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원래 성지에서도 준비를 많이 하셨겠지만 주관은 칠곡군청에서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칠곡 군청 군수님이 저희 신자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이번 행사에서 울트라 코스는 다음과 같이 공고가 됐습니다. 원래 한티가는길은 4구간으로 나누어서 나름 각 구간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순례길을 조성한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 날짜는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구간이 시작되는 진남문이라는 곳에서 원래 한티가는길 완주코스에서 이 날 4시까지 진남문에서 스템프를 찍고 나머지 1구간을 그날 행사 당일에 걷는 걸로 해서 최종 울트라 코스를 완주한 걸로 인정한다는 사실을 공고를 했습니다. 또 울트라 코스에 한해서 금도금한 완주 뱃지를 준다고 행사를 진행하는 측에서 말씀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행사당일 성지에 있는 큰 잔디밭에서 공연이 있는 걸로 행사를 마무리한다고 하는 일정을 알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공고대로라면 시간에 상관없이 출발지인 가실성당에서 사전에 진남문까지 언제 스템프를 찍었는지와는 상관없이 행사당일 4시까지 진남문까지 걸었다는 걸 인정하는 스템프 도장만 찍힌 게 인정되고 최종 진남문에서 한티성지까지만 참가하면 울트라를 인정하겠다고는 했지만 사실 참가하는 입장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울트라가 아닌 것 같아서 이왕 참가하려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울트라다운 울트라를 하자는 의미에서 몇몇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행사 당일 하루 전에 저녁 7시에 가실성당에서 출발해서 약 10킬로미터를 가면 신나무골 성지가 나오게 됩니다.

 

신나무골 성지 밑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로 하고 다음날 6시에 출발해서 4시까지 진남문에 도착한 후에 한티성지를 가는 걸로 계획을 세우고 갔습니다. 가실성당에 6시 반까지 약속한 대로 도착을 한 후에 참가하려고 한 분들과 645분에 출발을 했습니다. 8분 출발했는데 거기서 네 분은 신자이고 네 분은 대구산악연맹에서 온 비신자였습니다.

 

이번에 이 일을 지원하기 위해서 한 분이 차량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배낭은 차량에 싣고 가벼운 가방에 물만 가지고 거의 비무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걷는 도중에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티가는길 다음 카페에서 작년에 제가 한티가는길 후기를 남겼을 때 조언을 많이 해 주신 분이고 또 한티가는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형제님을 중간에서 알았습니다. 참 반가웠습니다. 신나무골 성지까지 10킬로미터를 걸으면서 나름 기도도 하며 또 나름 가면서 이런저런 묵상을 하며 갔는데 아무래도 혼자가지 않기에 진지한 묵상은 하지를 못했습니다. 이거 하나는 진지하게 나름 고민을 했습니다.

 

마침 작년에도 신나무골까지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에는 원래 1구간 더 걸을 걸 예상했으나 무거운 배낭 때문에 신나무골 성지까지도 구사일생으로 와서 다른 분의 도움으로 가까운 연하리 피정집에서 숙박을 했기에 아무튼 첫날 일정은 같았습니다. 이때 걸으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보다는 컨디션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확실히 배낭무게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저녁에 걸을 때까지는 이게 확실한 사실이라는 걸 확신을 했습니다.

 

근데 다음날 걸으면서 이것도 일면 사실이지만 사실 중요한 건 배낭 무게도 영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의외로 중요한 사실을 하나 걸으면서 알았습니다. 이건 후반부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달랑 물 한 병만 가지고 가니 정말 날라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서 이런 컨디션이라고 하면 내일 완주하는데 수월하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에 헤드랜턴을 켜서 무사히 신나무골 성지 주차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가 도착시간을 체크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3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을 겁니다. 도착 후 텐트를 친 후에 미리 비신자분인 대구산악연맹 회원이 미리 준비해온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까지 오붓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잠자리에 들었지만 원래 대구 가까운 지역은 더운 지역인데 텐트 안에 야전침대에서 자는데도 날씨가 추워서 잠을 제대로 자지를 못했습니다.

 

그냥 그날 밤을 꼬박 세웠습니다. 바로 성지에 십자가는 눈에 잘 들어와서 새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로 성지 옆에서 이렇게 밤을 세울 거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도 참 좋은 경험이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침에 침상을 정리하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에 원래는 6시에 출발을 하려고 했는데 40분이 지체되어 45분에 출발을 했습니다.

 

저는 간단히 성지에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성호로써 무사히 완주하기를 바라는 화살기도를 한 후 같이 간 분들과 출발을 해서 본격적인 순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얼마전에 전주교구 여산성지에서 수녀님께서 만드신 아담한 묵주를 산 게 있는데 그 1단 묵주를 가지고 묵주기도를 하며 걸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많이 묵주기도를 하지 못했습니다. 같이 동행하는 일행이 비신자다 보니 자기들은 세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가니 이게 기도하는데 집중이 잘 되지가 않아서입니다. 일단 5단을 바치고 난 후에 나름 생각한 게 있었습니다. 여기서 나름 중요한 걸 하나 묵상을 하며 걸었습니다.

 

묵상주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묵상주제가 떠올랐습니다. 왜 이런 묵상주제가 순간 떠올랐느냐하면요 저를 제외하고는 신자가 다 아닙니다. 한 분은 나중에 알았지만 어릴 때 성당에서 교리를 배운 적이 있어서 약간은 가톨릭을 알고 있는 분이 있었지만 신자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길을 걷는데 그분들은 그냥 산악연맹회원들이고 워낙 산을 좋아하는 분이기 때문에 그분들은 그게 하나의 자신의 삶의 어쩌면 취미생활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걷는 게 아니겠습니까? 늘상 하는 일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분들은 단순한 도보여행과도 같은 것입니다. 저도 그분들이랑 함께 걷기는 걷지만 외형적인 결과는 같은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의미가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나름 제대로 신앙생활을 한다고는 할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무늬만 신자라도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걸을 때 하나의 지향을 두고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혼을 자식이 대신 보속한다는 지향을 가지고 걸었기 때문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 거라고 볼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분들과 함께 걸으면서 이런 중요한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령 우리는 신앙을 가지고 살지만 신앙 없이 사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도 한 세상을 살고 우리도 한 세상을 사는 결과는 같지만 신앙을 가지고 산다는 것과 신앙 없이 사는 것의 결과물은 엄청 차이가 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2구간 가운데 전망대라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릎에 이상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무릎 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포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존심을 떠나서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에 지고 싶지 않아서 어쨌든 끝까지 완주는 하긴 했지만 힘든 건 사실이었습니다.

 

나중에 진남문을 지나서는 다른 분께서 무릎보호대를 빌려주셔서 처음엔 워낙 나중에서부터 보호대를 착용을 했기 때문에 이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했기에 보호대를 착용을 해도 효과를 잘 몰랐습니다. 어느 정도 걸은 후에는 조금 약간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에 그 보호대의 도움으로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때 하나 생각을 하고 배운 게 있었습니다. 작년에 한티가는길을 걸었을 때 거의 모든 문제가 배낭에 문제가 있었던 걸로 알았는데 이번에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만약 전적으로 배낭 무게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거의 물병만 가지고 걸었기 때문에 무릎 같은 곳이 아프지 않아야 하는 게 맞는데도 그렇지 않다는 건 다른 원인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배낭의 무게도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가 없지만 무엇보다는 배낭보다는 평소 이런 정도의 거리를 도보를 하려면 평상시에 계속 걷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걷는 연습이 부족해서 작년에도 아팠고 올해도 약간 이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번을 통해서 한 가지 확실하게 안 사실은 사전에 걷는 양이 부족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그 일을 하려면 그 일을 잘 완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해야 만이 어떤 일을 잘 완수할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물론 이런 사실은 어쩌면 상식적으로 머리로는 잘 알 수가 있는 사실이자만 실제 어떤 일에 부닥쳤을 때 피부로 절실하게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사실과 관련해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작년과 비교를 해보고 나름 분석을 해봤기에 이번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항상 배낭에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걸 신앙에 접목시켜 본다면 항상 부족하지만 나름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고 분석하고 또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돌아봄, 일명 성찰이라는 걸 하지 않고 한다면 자신 속에 어떤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점을 모르고 계속 신앙생활을 할 우려가 있을 수가 있다는 사실을 하나 알았습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생활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생각이 난 게 있었지만 다 메모를 하지 않아서 휘발돼버린 생각도 있지만 지금까지 말씀드린 생각이 이번 순례를 하면서 제가 제 나름 배운 중요한 사실입니다.

 

작년에도 생각을 했지만 걸으면서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초남이 성지에서 수녀님께서도 말씀을 하셨는데요 예전에 순교자들은 자신의 일생에서 평생 동안 어쩌면 한 번밖에 없을 수도 있는 미사 한 번을 드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미사를 봉헌하는 게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미사를 드릴 수가 있는가를 생각을 해보게 되면 얼마나 나약한 신앙생활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하신 말씀에 비추어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예전에 신앙의 선조들은 미사를 드리기 위해 박해를 피해서 산을 넘고 넘어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하느님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지킨 신앙의 여정을 생각을 하니 정말 나약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이런 선조들의 신앙을 생각하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조금은 자신의 신앙을 좀 더 잘 지킬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이번 한티성지 달빛축제 울트라 도보코스를 다녀오면서 느낀 체험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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