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신앙심이 깊지 못하여 이런 질문을 드리게 됨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모태신앙을 가지고 독실한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신자들과 같은 과정을 밟아 온 평범한 가장입니다. 결혼하면서 신앙이 없었던 제 아내도 영세를 받았고, 아이들도 유아영세를 받게 하였습니다. 열심하진 않지만 주일미사나 대축일미사에 꼭 참석하고 가정에서도 기도 안에서 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몇 가지 성당 안에서 느끼는 점으로 분심이 생겨 질문 드리고자 합니다. 궁금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사형식에 관하여 그 동안 이사를 다니면서 몇몇 본당을 거치게 되었는데 본당에 따라 더 정확히는 집전신부님에 따라 미사형식에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영성체후기도를 위해 신자들은 기립하게 되는데, 본당공지사항을 기도전에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한번만 일어나면 되지만 기도후에 말씀하시는 경우에는 기도를 위해 기립했다가 기도후에 다시 앉았다가 공지사항이 끝나면 다시 일어나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혹시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환자들에게는 괴로운 부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 부분이 혹시 집전신부님들의 고유권한인지요? 그 외에도 미사중의 형식에 통일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신자대표의 봉헌제구 이동시간에 나머지 신자들의 빈 시간 등). 첨언드리면 이러한 형식이 이상하거나 잘못되어 보인다는 뜻이 아니라 왜 다른 미사시간과 일치되지 않는 형식의 미사가 있어야 하나하는 것입니다. 2. 미사곡(성가) 선정에 관하여 교회나 미사가 현실에 적절히 대응하여 변화해야 한다는 점은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성가의 선정은 담당 수녀님께서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학생때 성가대 활동을 많이 하여 우리의 성가집에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곡들이 많은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새롭게 많이 바뀐 성가가 불려지고 있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그 뒤로부터 신자들의 합창소리가 작아지고 저 개인적으로는 미사후의 만족도가 적어지지 않았나 느껴집니다. 연습시간이 있더라도 따라하기에 벅찬거죠. 물론 미사가 성가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요. 조금 익숙해지면 곧 좋아지리라 생각했지만 그런지가 10여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훌륭한 새 곡에 신자들이 별로 익숙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 소견으로는 익숙한 곡과 새 곡의 적절한 배합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느 미사에는 온통 새 곡만 불려지고 창미사 시간에는 신자들은 꿀먹은 벙어리로 미사시간 내내 있게 되지요. 이제 미사곡에서는 세계 유명 작곡가의 곡은 별로 찾을 수 없어 보입니다. 그 수백년 내려온 주옥같은 명곡들이 왜 사장되어야 할까요? 이 부분 역시 수녀님들의 고유 권한인지요? 3. 미사시간 지키기 대부분의 신자들은 미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 신자들이 퇴장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신부님들은 그때그때 지적하시기도 합니다. 물론 신자들이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현실적응에 이 부분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퇴장예의를 지키도록 제 시간에 미사가 끝나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 하는 미사시간에 간혹 중대사가 있는 신자들은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교회의 사정에 따라 성체봉사자의 수가 적어서 영성체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강론시간도 변동될 수 있지 않습니까? 신자들에게도 사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상습적으로 조기에 퇴장하는 몰지각한 신자도 있겠지요.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교회도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전 내에서 신자들의 무례, 무지함은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이 보시기에 가관일 겁니다만 위와 같은 궁금증으로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시면 하느님 앞에 더 나아가리라 생각하면서 감히 질문을 드려봅니다. 감사합니다.